경제활동 위축을 핑계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유력 경제단체들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재벌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더 늘어나 게열사 밀어주기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 제한을 받는 대기업집단 46곳의 내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14.5%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체 평균 13.2%보다 1.3%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총수가 없는 대기업집단에 비해서는 3.4%나 높았다.

10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 금액은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139조 원으로, 전체 조사대상의 내부거래 금액 186조 원의 74.6%를 차지했다.

SK가 1년 동안 내부거래 금액이 16조 8천억 원이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고, 다음으로 현대자동차 7조 1000억원, 현대중공업 3조 6000억원 순이었다.

특히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시스템 관리나 광고, 부동산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이 제조업과 건설업 등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기업의 89.7%가 내부거래 업체를 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선정했다.

대금을 거래할 때도 금액의 54.5%를 현금으로 지급해 내부 계열사의 편의를 봐 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한 기업이 여러 개의 계열사로 나눠져 내부거래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기업 총수일가의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탓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