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를 겨냥해 "역량은 부족한데 욕심만 넘친다", "범법의 백화점"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절차적 흠결이 가득한 공수처의 수사는 이미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 사무총장은 "수사기관이 정치 논리를 앞세워 법치 유린을 주도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부터 영장쇼핑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영장 집행이 여의치 않자 경찰에 체포를 일임한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량은 부족한데 욕심은 넘치는 한심한 상황이다. 더 이상 권한 없는 수사에 매달리지 말고 (수사권을) 스스로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에 구속영장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대해 "공수처법에 따른 관할권을 위반한 것이라 위법하다"며 오동운 공수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공수처법상 기소 대상에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제기 권한은 서울중앙지검에 있고, 이에 대응하는 서울중앙지법이 영장 재판을 포함한 모든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있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과오를 인정하고 오동운 공수처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불거진 '55경비단 출입 허가 요청 공문'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는 55경비단장을 거짓말로 꾀어냈고, 경비단장이 직접 관인을 찍지 않으니 대리날인을 했다"며 "도대체 어느 국가기관에서 일을 그런 식으로 하는가. 대리날인 자체가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숨을 걸고 국가에 헌신하는 군인들에게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라며 "분명한 직권남용이고 군공무집행방해이며 허위공문서작성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 등 범법의 백화점"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 시한인 이날 오후 9시5분 이전에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수처가 이번에도 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관할법원인 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완규 법제처장도 서부지법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지난 15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발부받은 1차 체포영장에 '형사소송법 제110조·11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됐던 것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형소법 제110·111조는 군사상·공무상 비밀에 관한 장소·물건은 책임자 등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