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살포 의혹과 관련 11일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고명진(41)씨는 고승덕 의원실에 돈전달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날 검찰에서 고승덕 의원실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사실만 인정하고 돈을 전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고씨는 이날 오전 10시 38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밤 11시 58분께까지 12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고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 '돈을 전달한 뿔테 안경의 남성이 본인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예"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검찰에서 충분히 밝혔다"는 말만 한채 청사를 떠났다.

고승덕 의원은 2008년 전당대회 2,3일전 자신의 의원실에 돈봉투가 전달된 것을 보고 자신의 보좌관 김모씨를 통해 되돌려준 인물로 고씨를 지목했다. 검찰은 고 의원실 여직원이 돈봉투를 전달한 30.40대 검은뿔테안경이 고씨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고씨는 박 의장의 16대와 17대 의원시절 비서로 지금은 한나라당 모 의원 보좌관이다. 2008년 전대 당시엔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고씨는 검찰 조사에서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 의원실에 돈을 전달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씨가 돈 봉투 전달자가 아니라고 주장함에 따라 돈 전달자로 지목된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초중반의 남성'이 누구인지, 다른 의원실에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있는지, 돈 심부름을 한 다른 사람을 아는지 등을 캐물었다.

고씨는 돈을 돌려받은 것 외에 모든 의혹이나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향후 박희태 후보 캠프 보좌진을 추가로 소환해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고 의원이 돈 봉투를 돌려준 직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박 의장 측 인사를 불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서울지역 구의원에게 돈을 돌린 의혹이 제기된 시당협국장에게 구의원들에 돈을 돌리도록 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안모씨도 검찰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께 귀가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