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50) 최고경영자(CEO) 피살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살인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26)가 체포 당시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소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뉴욕 경찰 발표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이 전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에서 만조니를 체포할 당시 그의 소지품에서는 세 쪽 분량의 손으로 직접 쓴 선언문이 발견됐다.

선언문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는 뉴욕 경찰의 내부보고서를 인용해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경찰 보고서는 만조니가 톰슨 CEO의 살해를 상징적인 제거이자 제약업계의 부패 및 '파워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여겼다고 평가했다.

만조니는 선언문에서 자신이 단독으로 범행했다고 언급하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을 사과한다. 하지만 그것은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는 미국 의료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11일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브라이언 톰슨의 비극적인 살인 사건으로 인해 많은 이가 슬픔과 분노, 좌절감에 시달린다"며 "이는 우리 의료 시스템의 거대한 과제를 적나라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은 결과보다 이익을, 가치보다 양을 우선시하며 그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자를 실패로 이끈다"며 "많은 사람이 느끼는 좌절감은 타당하고, 이러한 분노는 고장 난 시스템의 증상으로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장 난 시스템으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헌신함으로써 이 비극을 기리고, 환자와 간병인 모두에게 진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