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와는 별개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대장동 재판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재판에 출석했다가, 오후에는 본회의 참석을 이유로 조퇴했다. 입법기관으로 누구보다 법률 준수를 본보여야 할 피고인이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 전형적 불량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지난 6일에도 '계엄 사태' 대응을 이유로 들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사법부를 무시하고 잇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법원에 출두하면서 '현 정국 장기화되면 앞으로 재판 출석 어려워질 거 같은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입을 봉한 채 들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같은 재판에 '비상계엄' 사태 대응을 위해 국회에 있어야 한다며 불출석했었다. 그야말로 제멋대로 법을 무시한 행태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일반인은 개인 사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비리 재판이 정치 재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정진상 씨와 이 시장의 측근으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의 단초가 된 호주 출장을 주선했던 바 있다. 당시 정씨의 지시로 당초 출장 멤버를 빼고 대신 대장동 사업의 핵심인물인 김문기 개발1처장을 동행하도록 했는데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당시 대장동 비리가 불거지자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했다.

유 전 본부장의 비판에 이 대표 측은 "불가피하게 못 나오는 걸 정치 재판이라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 오전 재판이 끝나자 본회의에 참석하겠다며 재판정을 떠났다.

이 대표 없이 재개된 오후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없으면 증언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재판장은 "앞으로 이 대표가 나오지 않으면 유 전 본부장 의사를 확인해 진행하겠다"며 재판을 끝냈다.

이 대표가 불출석이나 부분 출석을 계속하면 재판 지연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강제구인 등 재판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장동 재판장인 김동현 판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해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검찰은 "재판이 이런식으로 공전돼 상당히 유감"이라고 했다.

대장동 위례 특혜 의혹 사건은 지난 2023년 10월 17일 백현동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을 맡았던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검찰은 2023년 10월 16일 이 대표에 대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했고, 이로 인해 공사는 4,895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또 측근을 통해 직무상 비밀을 흘려 민간업자들이 7,886억 원을 챙기게 했다는 혐의,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민간업자들에게 내부 정보를 알려줘 부당이득 211억 원을 얻게 한 혐의, 성남FC 구단주로서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33억 5,000만 원을 받는 대가로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본격 시작된 공직선거법과 대장동위례특혜 개발 관련 재판에 지연작전에 재판부까지 고의적인 재판을 지연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직선거법 사건의 경우 형사합의34부가 진행했는데 재판장인 강규태 부장판사가 심리를 2주에 1회 심리를 진행하다 그나마 중간에 퇴직했다. 이후 한성진 판사가 이어받아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