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군대·인민은 제국주의 패권 책동에 맞서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려는 러시아 연방의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 위원장이 전날(29일) 러시아 연방 군사대표단을 인솔하고 방북한 벨로우소프 장관을 접견하고 "친선적이고 신뢰적인 담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에게 "최근 미국이 취한 반러시아적 조치들은 분쟁을 장기화하고 전 인류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위로서 마땅히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미국과 서방이 키이우 당국을 내세워 자국산 장거리타격무기들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게 한 것은 러시아 영토 분쟁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적대 세력들이 상응한 대가를 치르도록 단호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정당 방위권 행사"라고 최근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지지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영국의 미사일 사용제한을 풀고 에이태큼스(ATACMS)와 스톰섀도 미사일을 제공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했다. 이에 러시아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이어 개전 후 최대규모인 100여대의 무인기 공습으로 대응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을 위시한 도발 세력들이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해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명백한 행동신호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과 벨로우소프 장관은 국방분야와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양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는 문제들"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고, "만족한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북러정상회담서 이룩한 합의에 따라 두 나라 관계를 "정치, 경제, 군사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보다 활력있게 확대 발전시켜나갈" 의지를 피력했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이날 담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낸 따뜻한 동지적 인사를 전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에 깊은 사의를 표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인사를 전했다.

러시아와 조선은 인민군의 러시아 파병은 공식 발표된 바 없다. 이날 통신 보도에서도 인민군의 러시아 파병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조약 서명과 양국 정부는 공식 비준 절차를 거침에 따라 조약이 효력을 발휘상태에 들어갔다.

조약에서는 상대국이 침략을 당할 경우 자동 지원개입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일부 지역을 점령하면서 조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조건이 형성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을 필두로 한국과 미국 등은 파병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영토 완정 정책에 대한 북한 군대의 지지 입장과 군사분야 관계 발전을 언급한 만큼 이번 양자 회담 기간 추가 무기·병력 지원과 러시아의 상응한 지원 방안이 협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통신은 같은 날 노광철 국방상과 벨로우소프 장관 간 회담에서 "두 나라 군대 사이의 전투적 단결과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해나가는 문제"가 토의됐다고도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과 함께 러시아 군사대표단 환영 공연과 연회에도 참석했다.

국방성 주최로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환영 연회에서는 노광철 국방상과 벨로우소프 장관이 각각 연설했다.

노 국방상은 연설에서 "조러(북러) 친선이 불패의 동맹 관계, 전우 관계로 강화 발전"되는 것을 언급했으며 벨로우소프 장관은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제국주의적 패권 전략에 맞서 벌리는 성전에 대한 조선당과 정부의 전투적 연대성"에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