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회사 측은 위기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의 실적 부진에 더 주목하면서 그룹 측의 위기설 진화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설에 일단 안도를 보였지만 롯데계열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온라인 정보지와 SNS를 통해 위기설이 빠르게 퍼졌다. 롯데그룹은 위기설이 꺼질 것으로 봤지만 계열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롯데그룹은 18일 오전 증시 개장부터 계열사 주가가 급락하며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장호주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은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시황 결과는 롯데그룹의 공시 발표 보다 온라인 정보지아 SNS의 위기설을 더 신뢰했다. 주요 계열사 주가가 대부분 급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시작부터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롯데 관련 주식이 크게 빠지기 시작했다.

롯데를 둘러싼 특별한 재료가 없었기 때문에, 주말 사이 온라인을 통해 급격히 확산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 루머 여파라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이 6.6% 하락했고, 롯데케미칼은 10% 넘게 폭락했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지금 시장이 워낙 다 거래가 없지 않나. 실제 조금만 팔자만 나와도 좀 과민하게 반응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루머에도 낙폭이 과했던 건, 화학과 유통 이라는 그룹 핵심 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연간 1조 원 넘는 이익을 냈던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PF 부실에 빠진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과 2조 원 넘는 일진머티리얼 인수로 차입금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에만 4,730억에 달하는 적자를 봤다.

야심차게 내놓은 이커머스 롯데온은 지속된 적자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롯데면세점도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 측은 루머 유포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롯데 관련주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불안을 달래려면 속도감 있는 사업 구조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는 돈을 버는 사업이 별로 없다. 유통 부문에서도 시대에 맞게끔 프리미엄 전략이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화학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의 전환, 유통은 쇼핑몰에 대한 투자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당장 시장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발빠른 사업구조조정과 합리화가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