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사법리스크 중 첫 관문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차 결론이 15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선고공판을 연다.

1년으로 정해진 공직선거법 기한을 한참 넘겨 2022년 9월 불구속기소 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로 1년 안에 마무리짓도록 돼 있다.

이번 사건은 현재 진행 중인 이 대표 관련 4개의 재판 가운데 가장 처음 나오는 선고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 김문기 씨를 모른다. 국토교통부 압력 등 두가지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재판에 기소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22일 이 대표가 SBS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한 "제가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요. 하위 직원이었으니까요", "제가 실제로 하위 직원이라서 기억이 안 나고요"라고 발언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한 실무자이자 대장동 특혜 의혹의 전모를 아는 핵심 관계자로 대장동 사건이 불거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던 김 전 처장이 돌연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슈로 급부상한 상황한 다음 날 진행된 해당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한 것은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거리를 두기 위해 허위 사실을 발언한 행위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후에도 채널A와 CBS라디오에서도 김씨를 모른다고 연속해서 발언했다.

이 대표는 '사람을 안다'는 건 주관적 인지의 영역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펴며 이 발언은 선거법상 처벌 대상인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던 김씨는 이 대표를 비롯한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성남시 및 도개공 관련 인물들과 10박10일간 호주 여행 일정을 함께 했다. 김 씨는 이 대표와 골프, 카트 동승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성공을 단군 이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며 김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은 애초 호주 여행 때 동행자 1명은 김씨가 아닌 다른 인물이 포함됐지만 정진상 씨가 명단을 보고 편한 사람으로 교체하라는 지시에 따라 김 씨로 급거 바꿨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또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한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국토부의 직무유기 발언 자체가 없어 허위라고 판단했다. 또 '단순한 협조 요청'이었을 뿐 압박은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성남시 공무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해 국토부로부터 압박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국토부 관련부처 공무원 역시 증인으로 나와 용도변경 결정 권한은 성남시장에게 있다며 진술한 바 있다. 국토부는 식품연구원 부지를 용도변경을 통해 비싸게 팔아 이익을 올리는 곳도 아니라며 낮은 가격에라도 빨리 부지를 정리하는 것이 목표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생명과 향후 대권가도에 직접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벌금 100만원 이상 유죄가 최종 확정될 경우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5년간 선거권·피선거권이 제한돼 2027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정당법상 선거권이 없는 경우 당원 자격을 상실하는데, 이 경우 이 대표는 당 대표직까지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도 반납해야 한다.

유죄를 선고하되 벌금이 100만원 미만일 경우 불법행위 자체는 인정되지만, 의원직과 피선거권은 유지한다.

반면 무죄가 선고될 경우 일단 사법리스크의 첫 고비를 넘게 된다. 검찰은 지난 9월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이날 재판을 그동안 재판을 진행해온 30석 안팎의 소법정에서 100여석 규모의 중법정으로 옮겼다. 또 보안관리 인력을 증원하고 보안검색을 강화하는 등 한층 강화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해당 재판부 판사들의 퇴근길 신변 보호 조치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10일 뒤인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중국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천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올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