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일 경기 구리시 아트홀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에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 선생을 기리는 방정환 문학상 시상식이 구리시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34회를 맞은 방정환 문학상이 구리시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에서 구리문화재단과 아동문학평론 공동 주최로 '제34회 방정환 문학상'과 '제13회 이재철 아동문학평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2일 경기 구리시 구리아트홀에서 열린 '제34회 방정환 문학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방정환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손동연 시인이 백경현 구리시장으로부터 상패를 전수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손동연 시인이 동시집 '날마다 생일'로, 김경옥 동화작가가 '진짜 뉴스를 찾아라'로 영예의 방정환 문학상을 수상했다.

광주에서 새벽에 출발했다는 손동연 시인은 "시상식에 앞서 방정환 선생의 묘역을 찾았다"면서 "묘비에 새겨진 '동무들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손 시인은 "어린이는 어른의 반댓말이 아니라 본딧말이다. 이 마음이 내 동시쓰기의 출발점이자 꼭짓점"이라고 말했다. 손 시인은 "어려지는 중인데 더 어려지겠다. 동시 쓰는 시동으로 살고 싶어 어린이날 결혼했듯 내 시가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방정환 선생 묘비에 새겨진 동심여선에 가 닿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경옥 작가는 "좋은 일이라고는 도무지 생길 것 같지 않은 이상한 꿈들만 계속 꾸던 날들이기도 했다. 노트북 가방을 메고 날마다 카페 지정석으로 출근을 하지만 꼭 허수아비가 된 듯 글 쓸 에너지가 영 솟질 않아 소득 없이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나를 채워줄 마법의 약이 간절하던 때에 뜻밖의 수상 소식을 들었다. 믿을 수 없어 놀라웠고 이름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상이기에 가슴이 뛰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 작가는 "진짜 뉴스를 찾아라는 가짜뉴스로 오염된 세상에서 아이들이 '어린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걸고 담장 밑 개구멍인 '진실의 입'에 손을 넣은 채 30일 지짜 뉴스 챌린지를 벌여 혼탁한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정신과도 조금은 맞닿아 있기에 좋게 봐주신 것 아닐까하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 본다"고 겸양의 말을 전했다.

이재철 아동문학상 평론상 부문에서는 '문학작품으로서의 동시'를 쓴 전병호 씨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평론가는 "동아일보 신춘문예(1982년)에 동시 '심상'이 당선될 때 이재철 박사님이 심사위원이셨다"고 인연을 떠올리고 "오늘 이재철 평론가상을 받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평론가는 "때로 너무 바쁘고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내가 동시와 관련된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나를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다른 많은 지면에서도 동시 평론을 발표할 있었으니 아동문학평론은 내 평론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2일 경기 구리시 구리아트홀에서 열린 제34회 방정환 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문학 애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방정환 문학상과 이재철 문학평론상은 망우동 공동묘역 구리시 구역에 방정환 선생 묘소가 위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구리문화재단과 아동문학평론은 지난 달 방정환 문학상 시상식 등 소파의 정신을 발양하고 계승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구리시는 올해 초 교문도서관을 방정환 도서관으로 개명하고 방정환 기리는 사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