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대납 사건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항소심 공판에 김성태 전 쌍방울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수원고법 형사13부 심리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방북을 위한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대신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 방북 비용 30만달러) 대북송금을 공모한 혐의 및 쌍방울 측으로부터 억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22년 10월 14일 기소됐다.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김성태 전 회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조선아태위 위원장에게 대신 전달해 줬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300만 달러를 북측에 지급한 것이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인 지 여부가 중요한 사안이 됐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 전략을 김 전 회장의 800만 달러 송금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급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임했지만 김 전 회장은 경기도 스마트팜과 이재명 방북 비용임을 분명히 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측 변호인이 "이화영은 증인이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이 들어갈 수 있게 우리가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가 뒤집어쓴다. 내 말 듣지 않으면 불리하게 진술할 거다'라고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따지자 "전혀 아니다. 반대로 이화영이 저에게 '이재명이 뱀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2,300억 달러 이상의 희토류 채굴권, 관광 등 사업권을 쌍방울이 받았는데 거기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준 게 한 푼도 없다는 거냐"며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와 관련성이 없다는 취지의 질문을 꺼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경기도 대신해 500만불(스마트팜 사업비) 줬기 때문에 고마워서 저들이 뭐라도 해줄 마음으로 해준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8월 22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피고인과 다른 진술을 하는 핵심 증인"이라며 "김성태 씨와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 2명은 1심에서 워낙 상세히 증언해서 이 법정에서 다른 증언을 할지는 의문이지만 재판부가 직접 그의 진술 태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