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지분 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 시도에 급제동이 걸렸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낸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2일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으로 최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MBK·영풍의 자금력 공세에 대항할 카드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

앞으로 최 회장은 MBK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공개매수 기간(9월 13일~10월 4일) 동안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고려아연은 이날 중 이사회를 열어 자기주식 매입 형태의 공개매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BK는 가처분 기각 이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고려아연이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다"며 "분쟁의 당사자가 아닌 고려아연이 분쟁 당사자인 최윤범 회장을 위해 회사 자금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 즈음에 이보다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 매입을 발표할 경우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며 "MBK 공개매수가 끝나고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매입을 시작할 경우 대항 공개매수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매입 형태의 공개매수가 주주환원 목적"이라며 "자기주식 매입 한도에 대한 MBK파트너스 주장도 잘못됐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