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 예정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출마 자제를 요구받고 있다.

대법원에서 후보 매수 혐의로 비교육적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고 직을 상실한데다 선거비용으로 보전받은 35억원 중 5억여원만 납부한 채 다시 교육감직에 도전장을 내자 여야 지도부에서 공개 비판이 나온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미납한 선거비용 보전분 부터 납부하라고 요구했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출마를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곽 예비후보는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지방교육자치법 46조2항 위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하고 나섰다.  

곽 후보 측은 전날(10일) "정당의 대표자는 교육감 선거에 관여할 수 없음에도 유권자들이 곽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쳐 교육감 선거에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지방교육자치법 46조2항에 따르면 정당의 대표자나 간부, 유급 사무직원은 특정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등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한 대표는 곽 후보의 고소 소식에 "곽노현 씨가 저를 고발한다고 하는데, 저분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고발하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정치권 개입을 이유로 고발하면서 곽 예비후보가 선별적 고소를 하면서 정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에둘로 꼬집은 것이다.

앞서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곽노현 씨의 등장은 근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악의 비교육적인 장면"이라면서 "'자기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뭘 해서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는 것이냐"며 "교육감 선거 자체를 최악 정쟁의 늪으로 빠뜨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진 의장도 어제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후보를 향해 "당신으로서야 지난 법원의 판결이 억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번 출마는 시민의 상식선에서 볼 때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교육감 선거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고, 그분의 출마 의사가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에서도 곽 후보에 비판 입장을 냈고, 더 나아가서 (출마 제한)법도 만들겠다는 것 같더라"고 했다.

진 의장은 곽 후보가 한 대표를 고소하겠다는 데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제가 뭐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12년 전 선거 비리로 당선 무효형을 받은 곽 후보는 다음 달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곽 후보는 선거 보전금을 완전히 반납하지 않은 채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가 선거 때 당선 무효형을 받으면 선거 보전금을 반납해야 한다. 

곽 후보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하면서 선거 보전금 약 35억 원을 받았다.

곽 후보는 "선거운동 비용으로 썼기 때문에 조금씩 갚고 있다"며 "지금까지 5억 원가량을 갚았고, 약 30억 원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곽 후보는 오늘 서울 서대문구 국수본 앞에서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 대표의 발언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모욕감을 느꼈다. 반면 진 의장의 경우 정중하게 출마를 재고 요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비방 목적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당의 교육감 선거 개입은 금지됐다. 이 사실에 유념해 발언을 삼가달라"고 했다.

그는 "모든 재산을 선거비용 반환을 위해 내놨고, 지금도 연금의 일부를 내고 있다"며 "평생을 갚아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과거 당선 무효형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법치주의 관점에서 저에게 적용된 조항은 문제가 많다"며 "저는 양심의 법정에서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