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현장을 떠난 전공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의료현장에서 응급실 뺑뺑이 대란이 발생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낸 2026년 의대증원 보류 제안을 대통령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안을 내놨지만 윤석열 대통령 측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당정대협의회에서 내년에 모집할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보류하자고 제안했다고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전날(26일) 오전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의대 증원은 정부가 책임 있게 결정한 사안"이라며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숫자에 대한 근거와 계산 방식이 함께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과 관련 여당 내에서 일치된 당론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한 대표는 국민적 우려가 큰 의료공백 해결을 위해 중재노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최근 박단 전공의 비대위원장을 최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의견을 들으면서도 정부가 올해 결정한 2025학년도 의대증원 결정은 대입 혼선을 초래하고 정부 정책의 신뢰를 위해 철회할 수 없고 정부의 정책 방향 역시 맞다는 인식을 했다. 

한 대표는 사태의 장기화가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추진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면서도 의료 불편을 겪게되면 의사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윤 대통령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중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공의의 복귀를 위해 일종의 명분이 필요하다고 보고 2026년도 의대 증원을 유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과 의료계에서는 의료현장에서 응급실 대란 우려가 현실화돼 악화되기 전에 대통령실이 원칙만 고수할 게 아니라 일부 유연함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8일(일)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대표 취임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국민이 정부·여당을 평가하는 진짜 전장은 민생 정책이 될 것"이라며 "큰 선거를 목전에 두지 않은 만큼, 진짜 민생 정책을 실천할 기회"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국민들이 일상처럼 반복되는 야당의 탄핵과 특검 공세에 피로감을 느끼실 것"이라며 이에 단호에 맞서겠다고 했다. 한 대표가 전공의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선 것은 민생 정책이 윤석열 정부를 평가하는 진짜 척도라는 인식과 맥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