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는 침대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삽시간에 불길이 번진 것으로 추정됐다.

일반 매트리스가 아니라 방염 매트리스였다면 피해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급박한 상황에서 첫 119 화재 신고에서 신고자가 제대로 말도 이어가지 못하면서 통화하는데 화재 장소를 파악하지 못해 시간을 지체했다는 지적이다.

소방당국은 벽걸이 에어컨에서 발생한 불씨가 바로 밑에 소파와 침대 매트리스로 튀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CCTV에 잡힌 영상을 보면 불이 시작된 810호 객실 앞 복도 상황이 나와있다.
방에 들어갔던 투숙객이 탄 냄새가 난다며 문을 열어둔 채 나오고, 약 3분 뒤인 7시 37분 객실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기는 불과 83초 만에 좁은 복도를 가득 메워버렸다.
810호 객실 내부는 모두 새카맣게 탔다.

소방은 객실 내 벽걸이형 에어컨에서 누전으로 튄 불똥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에어컨 바로 밑에 있던 소파와 침대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트리스는 불이 커지는 속도가 소파의 약 2배, 서랍장의 9배, 책상보다는 23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숙박업소에는 매트리스라든가 이런 소재가 가연이 잘 되는 소재로 되어 있다. 방염성능 기준을 맞췄더라면 이번과 같은 이런 큰 피해는 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숙박업소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험 결과, 일반 매트리스는 불을 붙인 뒤 3분도 안 돼 맹렬한 화염과 함께 유독 가스를 내뿜지만, 방염 처리된 매트리스는 2분 뒤 탄 자국만 남고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최초 119 신고 당시 녹취 내용도 공개됐다.
접수요원이 호텔 관계자로 보이는 신고자에게 '사람들 대피 먼저 해달라'고 거듭 요청하지만, 신고자는 '아'라는 탄식만 연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본부를 격상해 화재 원인과 과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유족들은 이날까지 7명의 희생자 발인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