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이 4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국이 다시 급랭했다.

21대 국회에서 재의결이 안돼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이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강행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내일 국회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22대 국회 개원식이 반쪽 개원식으로 전락하게 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원식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가결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표결을 거쳐 지난 5월 28일 폐기된 된 후 전날 꼼수 상정한 뒤 37일 만에 사실상 야당 단독으로 가결시켰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안건 상정과 관련 호떡 뒤집기하듯 왜 민주당의 뜻대로만 국회를 운영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날 오후 시작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 종결하고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 결과 재석 190명 중 찬성 18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과 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퇴장했다. 여당 의원 중 안철수 의원과 김재섭 의원은 회의장에 남아 각각 찬성, 반대표를 던졌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당론 1호로 발의한 채상병특검법은 민주당만 가졌던 특검 추천권을 비교섭단체에도 부여해 조국혁신당 등이 특검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하는 등 21대 때 특검법안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들어가자 퇴장한 뒤 본회의장 앞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거대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데 대해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 유린을 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위헌성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재의결이 부결되었으면 헌법에 맞게 수정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일 텐데, 오히려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으로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재행사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부여한 채상병특검법이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권을 침해하며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위헌적 법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 법안은 국회 재표결을 거쳐 5월 28일 폐기됐다.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정부로 이송된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이송된 후 15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안이 5일 이송된다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은 오는 19일까지가 된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확실시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