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경찰서(서장 오미애) 수사관이 구리시문화원장이 작년 10월 코스모스 축제에 참여한 먹거리 부스 운영자 모집 심사 과정의 불공정 논란에 대해 비판한 시민단체 단체 대표와 언론의 취재에 응한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소인을 편들며 훈계질을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구리경찰서는 청문감사관실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담당 수사관의 부적절한 언동을 파악하고도 해당 수사관을 다른 직원으로 교체한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찰이 사건을 예단하고 편파 수사를 했다는 지적과 함께 제식구 감싸기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경찰과 시민들에 따르면 구리경찰서 수사팀 여경 A씨는 지난해 11월 경 구리시문화원장이 코스모스 축제행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도한 언론기사를 인용해 비판한 시민단체 대표를 고소사건을 맡았다. 

A씨는 시민단체 박모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고소장이 접수됐다면서 "문화원장은 훌륭하고 존경받는 분인데 왜 훌륭한 분을 비난하느냐"고 야단을 쳤다.

이에 박 대표는 "문화원장이면 모두 훌륭한 것이냐, 시민단체는 공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왜 시민단체의 입을 경찰이 막으려 하느냐, 공정하게 수사해야지 왜 고소인 편을 드느냐고 항의했다. 

A씨의 훈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당시 문화원 주최로 열린 코스모스 축제 행사와 관련된 먹거리 부스 선정 논란에 대해 제보를 접수한 언론사가 확인 취재하는 과정에서 인터뷰에 응했던 취재원이 누구인 지 공표되지도 않았는데 B씨를 취재원으로 특정하고 전화를 걸어 호통을 쳤다.

A씨는 B씨에게 왜 언론에 그런 얘기를 하느냐. 그러다 혼날 수 있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B씨는 박 모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방금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어떡하면 좋은가라며 잔뜩 겁을 먹고 긴장했다. 

언론 취재에 응한 B씨는 구리문화원 부원장으로 문화원이 주최한 축제 행사의 축제준비위원장을 맡은 중요한 인물로 해당 고소사건의 중요한 참고인 내지 증인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다.

경찰이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건을 예단하며 수사 방향을 정해놓고 고소인을 편들며 피고소인과 참고인에게 훈계하며 압박과 입막음 조치를 취해 편파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구리문화원 먹거리부스 선정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윤서병원장이 구리경찰서 모 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다. 구리문화원장의 부친도 경찰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구리경찰서는 사후 조치도 비난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 박 대표는 A씨의 항의와 B씨에게 압박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구리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제보했다. 박 대표는 A씨가 고소인을 편드는 통화 녹음을 틀어 청문감사관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구리경찰서는 이후 A씨를 담당 사건을 맡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구리경찰서 C 수사과장은 본지에 "당시 A씨의 행위에 대해 수사관 교체요청이 있어 수사관을 담당 사건에서 배제하고 구두 교육했다"고 밝혔다.

C 과장은 당시 구리경찰서가 아닌 다른 경찰서에 근무해 당시 내용은 잘 모르지만 확인해본 결과 이같이 조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서 안팎에서는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구리경찰서는 변관수 경찰서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와 일식집에서 복분자주 6병을 나눠 마신 사실이 드러났지만 아무런 징계를 취하지 않은 바 있다.

특히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 수사관이 기본적인 공정한 수사원칙을 벗어나 편파수사 의혹이 짙은 행태를 했다는 시각이 많다.

한편 해당 사건은 구리시문화원이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례 행사인 코스모스 가을축제를 지난해 10월 처음 맡아 주최하면서 먹거리부스 참가 단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사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일어나면서 언론보도와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자 이에 반발해 문화원장이 고소하면서 일어난 사건이다.

구리문화원은 당시 10여개 응모 단체 중 관변단체 및 봉사단체 8곳을 선정했다. 당시 응모단체 중 '국가유공자 자녀 문화예술진흥원' 구리시지부와 경기도지사가 발급한 비영리법인등록증을 보유하고 수년간 봉사 실적이 있는 봉사단체 '함지회' 등은 탈락했다. 

반면 부스 참가신청 모집공고(2023.8월말) 한달 전인 2023년 7월 구리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한 봉사단체 백일홍은 선정됐다. 이 단체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현 백경현 시장을 지지했던 선거 운동원인 김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일홍이 선정되자 구리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단체가 수십,수백개인데 그럼 그런 단체를 모두 선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고소인인 구리문화원장은 백경현 구리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했고 백 시장이 당선된 뒤에는 구리시인수위원장을 지내고 2023년 초 구리시문화원장을 맡았다.  

구리문화원은 먹거리부스 선정 발표 이후 심사 공정성과 비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다.

먹거리 부스에 선정된 단체들은 천막 렌트업체와 직접 돈을 송금해 회계처리 과정에 적절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먹거리 참가단체들은 축제기간 3일 동안 텐트 사용료 등으로 단체마다 500만원씩 납부했다. 일부 참가단체는 참가 비용과 관련 과다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해 다른 곳을 섭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