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News-plus)]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60·치안정감) 전 서울경찰청장 측이 법정에서 "공소장은 결과론에 기초한 과도한 책임주의에 따른 주장"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청장의 변호인은 전날(22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형사합의12부 권성수 부장판사)에서 "핼러윈 기간 10만명이 방문할 수 있다는 예상만으로 단순히 압사사고를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핼러윈데이 다수의 인파가 밀집되며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성이 예견됐음에도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고 사고 직후에도 필요한 대응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다.
김 전 청장은 이번 사건으로 수사받은 경찰 간부 중 최고위직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김 전 청장 측은 "사고로 큰 인명 손실이 있었고 피고인이 서울경찰청장이었다는 것만으로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당직 근무를 해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류미진 전 서율청 인사교육과장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도 혐의를 부인했다.
류 전 과장 측 변호인은 "당시 상황관리관 자리에는 무전기 뿐 아니라 112신고 등을 통해 이상상황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유가족과 생존자의 발언도 공개됐다.
유족 김모 씨는 법정에서 "159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는 서울경찰청장인 김광호의 부작위로 발생했다"며 "압사사고의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추상같아야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생존자 김초롱씨는 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가 대독한 입장문에서 "이태원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군중밀집관리의 실패"라며 "기동대 출동을 명령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재판에 앞서 법원에 출석하는 김광호 청장의 머리채를 잡아 뜯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앞서 김 전 청장 측은 지난 3월11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핼러윈데이가) 사람들이 파티를 많이 하는 날이라고 해서 군중 운집과 압사 사고를 예상하고 경찰력을 사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사고 가능성을 예측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사고가 발생한 뒤에 쉽게 '예측 가능성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는 비현실적 주장이고 상상 속에 있는 것"이라며 "전근대적 결과 책임을 에둘러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 전 청장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사고 소식을 보고받자마자 현장에 나와 최선을 다했으나 보고 받은 시점에 이미 너무 늦어 결과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도의적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사고로 큰 인명 손실이 있었고 피고인이 서울경찰청장이었다는 것만으로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24.5.6 월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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