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불거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계획이 백지화됐지만 서초구가 내곡동에 테니스장 건립을 추진중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황일근 서초구의원과 아시아뉴스통신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계획은 당초 알려진 올해가 아니라 지난해 10월부터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지난 5월 중순 내곡동 땅을 샀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대통령 사저가 들어설 것이라는 풍문을 들었다는 것.
이씨는 지난 2008년 재산이 3600여만원이라고 신고했고, 현재 직장 3년차인 그가 50억원대 집과 토지를 3년만에 구입해 논란이 일었다.

황 의원은 "지난달 MB사저 문제가 터졌을 때 동네 일부 주민들은 "2010년 말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으로 들어 온다는 풍문을 전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초구가 근처에 테니스장 건설과정이 이와 내곡동 사저건립을 위해 맞춰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

구 주변에서는 테니스장 건립 과정을 보면 내곡동 사저를 위해 진 구청장이 용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서초구는 현재 MB사저로 이용될뻔한 내곡동 사저(20-17번지) 인근인 1-16번지에 테니스장이 포함된 생활체육시설을 지난해 말부터 조성하고 있다.

황 의원에 따르면 관련 테니스장 부지는 서초구청이 '재활용쓰레기처리시설'로 사놓은 땅으로 상당기간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10월25일 진익철 구청장이 체육시설로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진 구청장의 말에 따라 10일만인 11월5일 테니스장으로 조성용지로 결정됐다.

황 의원은 "서초구는 12월8일 서울시에 양재근린공원 재정비 사업목적으로 특별교부금 20억원을 신청하게 되고 같은달 29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15억원을 확정, 교부됐다"고 전했다.

또 "서초구청이 15억원의 특별교부금 중 4억6000만원을 양재근린공원 관련 사업이 아닌 '생활체육시설 설치'라는 애매모호한 항목으로 쪼개어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측은 "사업종료 시점이 지난 후 내년 상반기에 관련 서류를 검토해 잘못 사용된 내역이 있다면 환수받을 계획"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만약 서초구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특별교부금을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4억6000만원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결국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지난해 말 내곡동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가 들어선다는 계획에 발맞춰 테니스 마니아인 이 대통령을 위해 당초 계획에도 없던 생활체육시설을 내곡동에 지으면서 '도넘은 MB사랑'이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