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 공격을 개시에 맞서 미국이 대러 제재에 착수하자 EU와 일본 등 서방 동맹국들이 제재에 동참했다. 

한국 정부도 24일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유감을 표시하고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2일 러시아 중앙은행과 해외자산 동결 제제를 발표한데 이어 24일부터 전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러시아가 강행한 군사 작전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침"이라고 규정하고 "동맹과 함께 즉시 가혹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22일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과 방위업 지원특수은행인 PSB 및 42개 자회사를 제재대상에 올려 서방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했으며 이들과 관련된 해외 자산도 동결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 침략을 더 진행한다면 우리는 더 강력한 제재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 파트너 등 전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논의하고 러시아에 대해 전면적인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안보리 결의안을 24일 제출하기로 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EU 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은행의 EU 금융시장 접근을 차단하기로 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집행위원회는 "이제껏 이행해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제재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전례 없는 고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감행한 무모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군사적 행동을 즉각 멈추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22일 대러 제재를 최초로 발표하자 EU(유럽연합)도 제재에 동참했다. EU와는 별도로 캐나다, 영국, 독일은 독자적 제재 조치를 취했다.

캐나다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어제 캐나다인이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 지역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LPR과 금융 거래하는 것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의회에서 DPR, LPR 독립 승인에 찬성표를 던진 정치인도 제재할 것이라고 트뤼도 총리는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러시아를 상대로 특정 인사 제재, 여행금지, 금융제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러시아 정부 또는 정부 기관이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새로운 채권의 일본 내 발행 및 유통을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친러성향의 두 분리주의 공화국인 DPR과 LPR 관계자의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일본 내 자산을 동결하며, 두 지역과의 수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로시야 은행, 크림반도에 있는 흑해 은행 등 5곳에 대한 제재를, 독일은 서방의 대러 핵심 제재로 꼽히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

유럽연합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러 신규 제재를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돈바스 등 두 지역 독립 승인에 관여한 러시아 하원 의원 등 개인은 물론 러시아의 의사 결정권자에게 자금을 대는 은행과 돈바스 두 지역에 있는 다른 사업체 등을 포함한다.

또 DPR, LPR 지역과 EU 간 무역금지와 EU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러시아 정부의 능력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에도 제제 효과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유명 컨설팅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번 제재로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1% 정도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러시아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그 레디커는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비상근 수석연구원은 "비교적 작은 수준의 침범이었지만 큰 제재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재한 러시아 은행 명단에 대형은행들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는 외환보유고를 세계 4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국가 채무 비율은 줄이는 등 제재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해 놓은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러시아가 침공을 확대할 경우 동맹국과 가혹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을 비난하고 보복제재를 경고했다. 이번 제재는 101번째 제재로 러시아의 발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게 러시아의 시각이다.

미국은 고강도 대응을 예고한 만큼 다음 카드가 무엇이 될 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침략을 더 진행한다면 우리는 더 강력한 제재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국제금융결제망에서 퇴출하는 방안이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국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