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첫날인 10일 오후 천안의 집으로 추석귀성에 나섰던 대학생(20)이 오산역 근처에서 코레일 소속 새마을호에서 떨어져 숨진 것과 관련 사고경위를 놓고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화성동부 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대학생인 A씨(20)가 오후 4시 05분 용산역에서 출발한 광주행
새마을호 열차 1115호에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열차는 시속 120㎞로 달리며 오산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A씨가 숨진 곳은 오산역에서 남쪽으로 1.5㎞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은 A씨가 당시 기차표를 가지고 있지 않아 검표하던 승무원으로부터 카페테리아칸에 가 있으라라는 안내를 받은 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A씨가 떨어진 2호차 문이 열려 있었고 문의 강제개폐 장치의 아크릴판이 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발표로 A씨의 사망이 자살 쪽으로 쏠리자 그의 학교 친구와 교수는 추석 당일인 12일 용산역에 나와
목격자 찾기에 나섰다.

이모 교수는 “기관사는 아이가 떨어진 것을 목격한 뒤 객실 승무원을 2호차로 보냈다”면서 “그런데 (사실확인도 안 한 채) 아이가 떨어진 것을 뛰어내렸다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친구는 “추석 연휴 전에 고향인 천안에 간다고 인사까지 했다”면서 “성격도 밝은 친구인데 스스로 뛰어내렸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가족들도 “아이가 2주 뒤에 있을 합창발표회 준비에 열심이었고 사고가 난 날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전화했다”면서 “기계결함 등에 의한 사고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이 교수와 A씨의 친구들은 목격자 찾기는 물론 ‘사고사’임을 주장하기 위해 코레일 측의 열차 관리 소홀을 확인하고 있다.

이 교수는 “추석을 맞아 고향에 내려간 학생들이 새마을호로 올라오면서 강제개폐 장치를 촬영해 왔다”면서 “12일 오후 1시 19분 수원에서 출발한 새마을호 1156호의 경우 총 8량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강제개폐 장치 3개의 아크릴판이 깨져 있는 상태였다”며 촬영한 사진을 보냈다.

◇코레일 숨기는 것 있나 ?=코레일 측이 추락 사고를 자살로 몰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레일 측은 확산을 막기 위해 트위터에 “새마을호열차의 추락사고는 저희 열차승무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며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코레일은 정확한 진실이 밝혀지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니 개인적인 추측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자제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관련 글들이 트위터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경찰은 해당 열차가 사고 당일 오후 9시쯤 광주차량관리사업소에서 깨진 파편을 뜯어내고 새 아크릴판으로 교체한 뒤 운행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깨진 파편은 현장에서 버렸다.

A씨의 친구들도 12일 사고 열차에 올라 수리된 것을 확인했다. 이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사고가 있었던 차량의 2호차 강제개폐 장치는 아크릴판을 교체하면서 실리콘이 채 굳어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철도청 차량처에 서둘러 파편 조각을 수거해 달라고 해 이를 확보했다”면서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만져 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