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수행비서 성추행 혐의로 가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을 뒤집고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1일 안 전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1심에서 낸 무죄 결론을 대부분 뒤집어 유죄로 인정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2018년 2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4건, 강제추행 5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성폭력 특례법 위반) 1건 등 총 10건의 혐의로 지난해 4월11일 기소됐다.

법원은 이 중 안 지사의 9개의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안 전 지사와 김지은 씨의 성관계가 지위에 의한 위력에 의한 관계였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현직 도지사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력’에 기반해 성관계를 맺었다”고 인정했다.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위력은 존재했지만 행사되지는 않았다’고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지위·권세는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도 1심 판단을 뒤집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다움을 인정하지 않고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피해를 입은 뒤에도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찾는 등 안 전 지사 수행을 계속한 김씨 모습이 이상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성정이나 상황에 따라 피해자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며 “증거들을 보면 김씨의 진술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