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됐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가운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이 대북 제재와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대북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우리에 대한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미국이 북남 수뇌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에 밝혀진 우리의 조선반도 비핵화 의지와 관련하여 그 무슨 제재, 압박의 결과인 듯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동시에 미국은 우리가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제재,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떠들어대면서 조선반도에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고 반공화국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는 등 조선반도 정세를 또다시 긴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은 최근 실시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참가차 조선반도 남반부에 전개된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8대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북남 수뇌회담과 판문점 선언으로 조선반도 정세가 평화와 화해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때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행위는 모처럼 마련된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정세를 원점으로 되돌려 세우려는 위험한 시도로 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식 정부조직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조선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평화애호 의지가 담긴 판문점 선언이 한미간 대북제재 공조의 산물이라는 한미 양국의 평가에 선을 긋는 것이란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한미동맹과 대북제재 공조 재확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문정인 특보가 지난 30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 기고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의 미군은 어떻게 될까? 채택 뒤에는 한국에서의 지속적인 입지를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라며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남북 평화협정 이후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