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수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 구속영장을 청구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국 구속됐다.

특검은 주말인 31일에도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불러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대한 강도높게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재판부는 30일 문형표 전 장관(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범죄사실이 소명됐고,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문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문 전 장관은 특검 1호 구속자가 됐다. 문 전 장관은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뒤 열흘 만에 처음 구속이다. 

문 전 장관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손해를 무릅쓰고 합병에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국회 청문회에서 합병 찬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등 허위로 진술한 혐의도 적용됐다.

문 전 장관이 구속되면서 앞으로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의혹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여부를 캐는데 수사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로부터 삼성의 민원을 전달받고, 청와대 인사를 통해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지시하는 대가로 삼성이 최 씨 측에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어 이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의 핵심이다.

문 전 장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의 지시로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청와대에 대한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8부능선을 넘어섰다는 관측이다.

특검은 30일 이미 구속 기소된 김종 전 차관과 안종범 전 수석 등을 상대로 10시간 넘게 관련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특검은 삼성 고위관계자 조사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 씨 일가에 대한 특혜성 지원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새해 초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고위층도 불러 조사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