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 SK 등 국내 10대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은 채용 공고를 내고 원서접수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면접 후기가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면접후기를 올리는 것이 관심을 끌고있는 것은 취준생들만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한 취준생은 "면접을 보고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은 초조하고 불안하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불안, 초조감을 탈피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알게되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취업정보 싸이트인 '잡 플래닛'에는 LG전자에 대해 '맛보기 기업리뷰'와 '맛보기 면접후기' 코너를 운영해 취준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사이트는 LG전자에 관한 맛보기 면접후기는 2014년 10월 실시된 것으로 "답변의 옳고 그름의 정도보다 전반적인 직무, 전공에 대한 이해도와 긍정적인 인상을 평가하는 자리"라고 소개돼 있고 면접의 난이도도 표시해 '어려움'으로 나타냈다.

현 직원이 쓴 것으로 보이는 맛보기 리뷰에서는 "중국에게 바짝 따라잡히고는 있지만 어쨋(쨌의 잘못쓴 오자로 보임)든 가전제품으론 세계 정상위권. 삼성에 가려져 저평가 되는건 사실인 것 같다"고 적혀있다.

인터넷게시판 디시인사이드에서는 2011년 4월10일 경기도 시흥의 산업기술대 취준비생이 LG전자 면접을 보고왔다는 후기를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오늘 엘지전자 면접봤어요' 글은 취준생들의 관심과 함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취준생은 면접관이 "학교가 어디에 있는거냐"고 물은 뒤 프로젝트는 무엇을 준비했느냐고 물을 줄 알았더니 더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며 인서울이라고 다 잘하는 것 아닌데...라고 친구와 통화하며 울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곧 감을 느꼈다는 면접후기를 올려 학생들의 격려글과 훌리건의 논쟁으로 이어졌다.

이 취준생의 말에 따르면 LG전자는 서류를 통과하고 난 뒤 2차부터는 제로데이터베이스로 해 면접을 진행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임원면접에서는 여전히 대학간 서열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매니아로 보이는 취준생은 리그오브레전드 인벤 사이트에서 2014년 면접후기(11.13) "어제 엘지전자 면접보고 롤 오랜만에 해봤는데 나르 진심 씹op네ㅋㅋ 하 취업아니였음 다이아갔을듯 ㅠㅠ"라고 여유있는 아쉬움을 보였다.

이 취준생은 "면접 붙으셨으면 좋겠네요"라는 격려댓글에 "붙을 듯? 임원면접을 되게 잘봤더니 취직하고 보자고 하네요 ㅋㅋ"라고 대답했다.

또다른 면접후기를 올린 취준생은 2013년 3월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글에서 "엘지 최종 합격햇는데 다른데 갔다. 1차 면접 40분 2차 면접 1시간, 총 한시간 40분동안 삼성전자 질문만 하더라 ㅋㅋㅋㅋ, 진짜 엘지의 2류의식이랑  열등감 쩔더라"고 했다.

이 취준생은 "마지막에 평택이 근무지가 될수 잇는데 괜찬냐고 물어보던데, 괜찮습니다 하고 안갔다"고 했다. 이 취준생은 그러면서 수원 평택 둘다 안갔다고 하자 설마 신의 직장이라는 곳 취직했느냐는 댓글질문을 받았지만 더이상 대꾸는 하지 않았다.

면접후기는 대기업들의 취준생 고르기 실태가 얼마나 개선됐는 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수년 사이 대기업들은 정부의 지방대 차별과 고졸자 차별 등을 하지 말라는 정책권고에 따르는 모습이다.

삼성 등 일부 대기업들은 채용시즌이 끝난 뒤 채용결과를 보면 지방대 비율이 신입사원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발표된다.

하지만 이는 이공계 위주라는 현실이 포함된 것이고 인문계나 사회계 등 기초학문 분야는 갈수록 배제되고 있다.

정부의 정책도 역시 지성의 전당인 대학을 취업의 관문으로 전락시키는데 일조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산업통상부 등 경제부처들이 앞장서 기업들이 요구하는 실용학문 요구를 받아들여 교육부마저 설득당해 대학 평가를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쪽으로 기준을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들에 대한 훈련비용을 아끼기 위해 글로벌 경쟁 논리를 앞세워 대학에서 학문연구에 쓰여야 할 등록금을 대학들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인문 예체능계열 학과를 줄이고 취업준비 학과로 전환해 대학을 신입사원 훈련실습생으로 변질시키는 모양새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 취업연구실 관계자는 "기업들이 과거 부담했던 신입사원 육성에 들어가던 훈련비용을 대학에서 학문 수혜자가 되어야 할 학생들의 학부모에게 등록금을 기업의 사회적 훈련비용을 부담지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취준생들의 취업후기는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