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로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최악의 등급인 레벨 7로 상향조정됐다.

일본 정부는 12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3월 18일 이후 수집된 정보들로 볼 때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등급은 7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등급이다. 하지만 원전사고 발생 직후 서방국가들에 비해 안이한 등급평가를 내놧다가 한달만에야 등급을 두계단이나 높여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국제원자력사고 등급 가운데 7등급은 대형사고로 분류되는 가장 심각한 단계로 방사성 물질의 대량 유출로 인체와 환경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원전사고 7등급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사상 두 번째다.

니시야마 일본 원전 심의관은 (방출된 방사능 물질이) 요오드131로 환산했을 때 수만 테라베크렐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에 발표했던 5등급보다 두 단계나 상승한 것으로, 한 등급 높아질수록 사고정도가 10배 더 심각하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방사능이 소량 누출됐다며 국제사회의 평가와 다른 입장을 보여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로서도 더 이상 방사능의 소량 유출을 의미하는 5등급을 고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저는 상황이 안좋다고 해서 진실을 숨겼던 적이 일절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지난달 16일 1, 2호기 연료봉 손상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고를 7등급에 가깝다고 규정했다.

때문에 서구 전문가들은 방사성 물질이 이만큼 대량으로 방출됐다고 일본정부가 인정하기까지 한 달이나 걸린 것이 후쿠시마 원전사태에서 가장 놀라운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여전히 사고 정도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체르노빌 사고 당시와 비교해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안원은 밝혔다.

하지만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은 방사성 물질 유출량이 체르노빌과 맞먹거나 능가할 지도 모른다며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강력한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12일 오전 8시에 지바현에서 규모 6.3의 여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 2시엔 후쿠시마현 하마도리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했다. 도쿄 시내에서도 느껴질 정도의 강진이었지만 원전에 추가 피해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소비심리 악화와 생산위축으로 대지진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당초 예상인 3천억 달러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