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지구불끄기의 날 행사가 전세계 88개국 주요도시에서 열렸다.

서울에서는 26일 오후 8시 30분부터 서울 남산을 환하게 비추던 N서울타워(남산타워)와 강남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하얏트호텔 등 주요 건물과 호텔, 백화점 등의 외부 경관 조명과 간판, 실내로비의 조명이 꺼졌다. 남산에서는 남산타워의 환한 조명이 꺼지면서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날 행사에는 전세계 88개국 4700여 도시가 참여했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지구촌 불끄기(Earth Hour)' 행사가에 전세계가 동참한 것이다.

서울시 역시 이 행사에 참가해 1시간 동안 남산타워와 서울 성곽 8개 지구, 코엑스, 63빌딩 등의 경관조명과 시 산하 587개 공공청사의 실내외등을 껐다.

서울시는 이 행사로 서울에서만 약 20억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날 것으로 추산했다.

`지구촌 불끄기' 한국 행사 준비위원회는 "단 1시간 불끄기로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불이 꺼져 있는 시간 동안만이라도 아파하는 지구를 생각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대형 건물이나 호텔, 백화점 등을 제외한 빌딩이나 아파트 등은 행사에 참여한 곳이 거의 없었다. 행사에 참가한 시설 주변이 아닌 곳에서 만난 시민도 대부분 행사 자체를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이며 인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이들이 모이는 신촌과 대학로의 주점과 음식점 중 이날 밤 조명을 끈 곳은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역시 평소와 다름 없이 등을 환하게 밝혔고 주민들도 행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4400여 가구 가운데 오후 8시30분에 맞춰 불을 끈 집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