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41.구속)이 회항지시 당시 비행기가 이동중인 사실을 보고를 받고 활주로로 이동중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이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또 증거인멸과 공무상 기밀누설로 구속기소된 대한항공 임원 여모씨(구속기소) 조 전부사장에게 "조금만 참으십시오. 언론 국회 국토부 시민단체를 상대로 임원들이 총력대응하고 있다며 조현아 구하기에 전방위 로비를 펼친 사실도 드러났다. 

여씨는 박창진 사무장에게 정년을 거론하며 거짓진술을 하도록 갖은 협박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검찰 공소장에서 드러났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메뉴얼도 잘몰라 지적한 것이라고 책임을 승무원에게 돌렸지만 메뉴얼대로 서비스했고 조 전 부사장은 이 사실을 알고 책임을 박창진 사무장에게 전가한 사실도 밝혀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공개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회항 지시 당시 항공기 운항이 시작됐다는 보고를 박창진 사무장에게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월 8일 처음 언론에 회항 사실이 알려지자 해명에서 회항 지시 당시 항공기가 이동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공소장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마카다미아(호주산 견과류 일종)' 서비스를 문제삼아 박 사무장을 어떻게 폭행하고 회항을 지시했는 지 자세한 경위가 나온다. 사건 장소는 12월5일 0시37분(현지시간) 뉴욕발 인천행 비행기인 KE 086편 퍼스트클래스(1등석)에 탑승해 마카다미아를 쟁반에 받쳐 서빙한 승무원의 매뉴얼을 문제 삼았다.

조 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박창진 사무장이 매뉴얼이 저장된 태블릿PC를 가져가자 "내가 언제 태블릿PC를 가져오랬어. 갤리인포(간이주방에 비치된 서비스 매뉴얼)를 가져오란 말이야"라며 고함쳤다.

당시 해당 여객기는 승무원의 안전 및 보안점검이 진행 중이었고 0시51분쯤 관제소로부터 승인을 받아 게이트에서 분리돼 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 사무장이 갤리인포 파일철을 가져오자 조 전 부사장은 화를 내며 파일철로 좌석 팔걸이에 얹힌 박 사무장의 손등을 3~4회 내리치며 "아까 서비스했던 그X 나오라고 해, 당장 불러와"라고 소리를 질렀다. 조 전 부사장은 12일 국토부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폭행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시치미를 뗐다.

조 전 부사장은 또 해당 여승무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야, 너 거기서 매뉴얼 찾아. 무릎 꿇고 찾으란 말이야. 서비스 매뉴얼도 제대로 모르는데 '안 데리고 갈 거야', 저X 내리라고 해"라고 폭언을 했다. 박 사무장에게 "이 비행기 당장 세워, 나 이 비행기 안 띄울거야, 당장 기장한테 비행기 세우라고 연락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무렵 항공기는 이미 활주로로 움직이기 시작한 상태였다.
 사무장이 조 전 부사장에게 "이미 비행기가 활주로에 들어서기 시작해 비행기를 세울 수 없다"고 알렸지만 "상관없어. 네가 나한테 대들어. 얻다 대고 말대꾸야"라고 소리치며 "내가 세우라잖아"라고 3~4회 반복 지시했다.

조 전 부사장의 계속된 폭언과 고압적인 태도에 박 사무장은 결국 기장에게 "현재 비정상 상황이 발생해 비행기를 돌려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이 되돌아와 "죄송하다"고 하자 "말로만 하지 말고 너도 무릎 꿇고 똑바로 사과해"라며 승무원과 함께 무릎을 꿇렸다. 또 파일철을 승무원을 향해 집어던지거나 어깨를 밀치고 파일철을 말아 벽을 수십회 내리치며 위협했다.

박 사무장이 매뉴얼대로 했음을 재확인하고 설명하자 조 전 부사장은 "이거 매뉴얼 맞잖아. 니가 나한테 처음부터 제대로 대답 못해서 저 여승무원만 혼냈잖아. 다 당신 잘못이야. 그러니 책임은 당신이네. 너가 내려"라고 소리치며 자신이 틀려놓고 박 사무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대한항공은 12월 8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승무원이 메뉴얼을 숙지하지 못했다며 교육을 철저히 시켜 서비스를 향상하겠다고 했었다.

기장은 관제소 승인을 받아 0시57분쯤 램프리턴해 주기장 게이트까지 20미터 가량을 되돌아갔다. KE086는 박 사무장이 내리고 나서야 상황이 종료됐다. 기내에선 램프리턴과 지연출발에 대한 아무런 안내방송도 없었고 비행기는 당초 예정보다 24분 지체된 1시14분쯤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객실승무담당 상무 여모(57)씨눈 박창진 사무장 등 승무원에 대해 온갖 협박을 가했다. 또 각 기관을 상대로 회사차원에서 총력적인 전방위 로비를 시도했다. 

여씨는 박창진 사무장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박 사무장을 협박하며 허위 진술서와 시말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공 여모(57ㆍ구속) 객실담당 상무는 지난달 6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박 사무장을 본사 사무실로 불러 '업무 미숙으로 스스로 기장과 협의해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내용의 경위서와 시말서를 작성하도록 강압했다.

박 사무장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로만 경위서를 쓰자 여 상무는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써야지, 이렇게 써 갖고 되겠어. 다 본인 잘못이라고 써야 할 것 아니냐"고 강압했다.  여씨는 같은 내용으로 시말서도 쓰도록 지시했다. 박 사무장이 이에 불응하자 "너 회사 오래 다녀야 되잖아. 정년까지 안 다닐 거냐"라고 협박했다.

여 상무는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사태를 축소해 거짓으로 진술하라는 지시에도 박 사무장이 버티자 "거기가 무슨 정부기관이냐. 다 우리 대한항공에 있다 간 사람들이다. 아무 문제 안 된다"고 설득했다. 사건 초기 박 사무장이 국토부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폭행과 폭언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 진실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하는 부문이다.

여 상무는 조 전부사장이 국토부 추가조사를 받기 전날 조 전 부사장에게 "조금만 참으십시오. 언론 국회 국토부 시민단체를 상대로 임원들이 총력대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여 상무는 조 전부사장이 국토부 추가조사를 받기 전날 "조금만 참으십시오. 언론 국회 국토부 시민단체를 상대로 임원들이 총력대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대한항공 홍보실은 언론보도를 막기 위해 각 일간신문마다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광고(사과)를 실었다.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회관을 찾아 설명하는 등 활동도 벌였다. 이와함께 국토교통부 특별감독관과는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조사에 대비했다. 실제로 국토부 직원은 여 상무에게 조사상황을 알려주다 공무상 기밀누설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