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국비를 지원한다 해도 시기적으로 테스트 이벤트 기간까지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정말 안타깝다"(유인환 평창군의회 의장)

강원도의회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정부 지원확대를 요구하며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납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는 이렇다할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파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국회가 예결특위에서 내년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하고 있지만 평창올림픽에 대한 지원관련 예산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의회와 도의회 2018평창동계올림픽지원특별위원회(이하 동계특위)는 지난 17일 올림픽 개최지인 3개시.군 의회(강릉 평창 정선)와 함께 올림픽 현안과 관련 정부에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시성 도의회 의장과 오세봉 도의회 동계특위 위원장 등은 강릉시·평창군·정선군 의회 의장 및 각 동계특위 위원장 등과 함께 '2018평창동계올림픽 정부지원 확대 촉구를 위한 긴급대책 회의'를 갖고 "경제논리에서 벗어나 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면서 "특히 개·폐회식장 건설은 애초 계획대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에서 건설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동계올림픽 관련 각종 계획을, 경제성 등을 이유로 대폭 축소 내지는 변경하고 있다.

또 "300만 강원도민을 분열시키고 성공개최를 저해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평창동계올림픽 반납도 불사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의회는 대정부 활동을 위해 도의회와 각 개최도시 의장단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이 협소해 개·폐회식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정하자 강릉 종합운동장을 증·개축해 개.폐회식 행사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은 "경기장이라든가 각종 인프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성공 개최를 하려면 강원도민들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 일련의 앙정부의 행태는 강원도민들을 너무 무시하고 강원도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평창군민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자 강원도는 문화체육관광부, 동계올림픽 조직위와 협의 끝에 개·폐회식을 예정대로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고원훈련장에 메인 스타디움을 신축하기로 하고 개·폐막식장 건립과 사후 활용을 도가 맡도록 하되 국비 부담 규모를 50%로 합의했다.

강원도는 정부에 요구해온 국비 75% 부담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보다 낮은 50%만 지원하기로 하면서 도 재정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오 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된 비드파일에는 개·폐회식장이 포함된 올림픽 등 대회운영 관련 시설은 '평창조직위원회'가 맡도록 돼 있다"면서 "강원도나 개최지가 예산을 분담할 일이 아님에도 정부가 개최지 이전 문제로 각종 논란을 촉발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동계올림픽에서 강원도가 그 몫을 해야겠지만, 국가 대사인 올림픽을 두고 정부가 재정적인 측면 등에서 도를 압박하는 모습은 중앙정부답지 못하다"면서 "도의회가 관련 예산을 아예 삭감하는 한이 있더라도 더는 안일하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도의회와 해당 시·군 의장단은 24일 국무총리실을 방문해 대정부 건의서를 전달하고 국비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입장에서 강원도의회 요구를 들어주기도 쉽지않다. 평창 횡계리 스타디움 건축비가 13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개.폐회식 6시간 사용하기 위해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하느냐는 지적이다.

횡계리 주민이 4000명 정도의 인구인데 올림픽이 끝난 이후 시설 이용면에서 활용도가 낮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최근 올림픽 추세는 이벤트성 올림픽 행사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하는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개최지는 부담이 큰 반면 경제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에 IOC는 지난 20일 '2020 올림픽 아젠다'를 발표했다. 2개국 분리개최, 2개시 분산개최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강원도의 재정악화도 이해되지만 정부와 조직위원회의 고충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