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중국 항공화물 사업진출을 위해 첫발로 내딛은 지 6년여가 지났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사업이 실패해 곤란을 겪고 있다.

경영진 내부에서는 사업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이란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채권단 일각에서도 적자사업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 경영진의 판단미스라며 사업유지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중국화물사업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7년 12월. 중국 항공화물 사업 진출을 위해 하나대투증권 등과 함께 그랜드스타 화물을 설립했다.

그러나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손실금액만 550억원이 넘는다.

대한항공 자산 규모가 23조원이라는 점에서 작을수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야심차게 추진한 중국 내 사업이란 점에서 주변에선 대한항공에게 안겨주는 상처는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화물운송 실적이 에미레이트항공(중동), 캐세이퍼시픽(홍콩)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며 세계 정상급 항공사다.

2010년을 정점으로 2년 연속 하락하고 2013년은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올해 1.4분기까지 2분기 연속 화물수송량이 늘었다. 대한항공은 1.4분기 총 28만 5961만톤을 수송해 작년 동기보다 12.7% 늘었다. 그러나 수송량이 아닌 화물매출 기준으로는 12분기 만에 상승한 것이다. 

화물매출이 수송량 증가만큼 비례하지 않은 것은 수송량에 비해 운송단가가 낮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을 겨냥해 일찍이 시도한 중국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화물운송 매출액 증가에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이다.

면밀한 검토없이 대기업들의 중국진출 경쟁속에 면밀하게 따져보지 않고 나갔다가 고전하고 있는 상징적 사례로 기록되는 뼈아픈 사례다.

올해 1월 스위스 경쟁위원회가 11개 항공사가 2000~2005년 화물운송담합을 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물린 것도 부담이다. 화주들이 운임 인하 요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