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으로 금융감독원의 감사까지 청구한 국민은행 시스템 관리 외주업체 변경을 놓고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운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의 계좌를 조회했다.

국민은행에 대해 지난 주부터 시작된 특별감사 차원에서 관련법에 따른 것이지만 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업체들의 로비나 뒷돈이 오갔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24일 은행시스템 관리업체를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국민은행 사외이사와 정병기 감사위원이 충돌했다. 뒤에는 이명박 정권에서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관피아 임영록 지주회장과 박근혜 정부의 뜨는 해 연피아로 불리는 이건호 행장의 대립이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24일 이사회 결의로 시스템 외주업체를 IBM에서 유닉스로 변경을 결정했다. 그러자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위원은 "잘못된 근거로 결정됐다"며 반발했다.

이 행장과 정 감사는 이후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을 재고하라'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가 이사회의 거부를 당하자 금감원의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국민은행은 23일(금) 긴급 이사회를 열었지만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임 회장은 이번 주까지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은행은 30일(금)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노조는 두 사람의 동시 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계의 한 인사는 KB금융노조가 지금은 많이 약화되고 유명무실화됐다는 불만도 노조원들 사이에 나오고 있지만 옛날 외환위기 직후 합병 추진 때 같았으면 지금 두사람의 문제는 파업이라도 해서 걷어내 난지도로 보내야 할 낙하산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