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채권 빼돌리기와 개인신용정보 유출, 동경지점 불법대출과 비자금 조성의혹, 중국지점서 어윤대 전 회장의 난동 등 끊임없는 구설수로 금융기관 신뢰를 상실한 채 비난대상으로 전락했다.  KB국민은행 이야기다.  

정 감사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사외이사들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의 갈등 배후에는 임영록 금융지주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의 반목이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호 행장은 19일 금감원에 내부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외부 감독당국을 끌어들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감독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으려하거나 검사를 받게되면 외부에 알려질까 쉬쉬하는 관행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례적이다.

발단은 지난달 임영록 지주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주도권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많다.

임 회장은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금융지주 사장을 거쳐 지난해 회장에 올랐는데 사외이사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해 어윤대 전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음에도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금융당국의 지원으로 낙하산을 탔다는 관측이 많다.

갈등은 지난 4월 전산시스템 외주업체를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터졌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전산시스템 아웃소싱 업체 교체 안건을 의결했다. 6명의 사외이사가 중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는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 형태로 업체가 변경됐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이 의견을 수용해 곧바로 내부적인 공식검사에 착수했다.

정 감사는 이후 이런 내용의 감사의견서를 작성해 16일 감사위원회에 제출했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며 의견서 채택을 거절했다.

그러자 이 행장이 19일 이사회를 소집해 이 의견서를 감사위원회에 올렸지만 사외이사들은 이것도 거절했다.

이 행장은 이에 강수로 맞섰다. 이 행장은 19일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즉각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최근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돼 신속하게 검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IBM에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 지적돼온데 따른 업체변경으로 IBM에게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줬지만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는 최근 한 임원 명의로 국민은행에 이사회 결정을 존중하라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은행이 사후적으로 검사에 나서 선정절차에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