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한달을 간격으로 국가적 재난사고가 발생했다.

북한이 18일 지난 13일 평양시 평천구역에서 23층짜리 살림집(아파트) 붕괴사고를 공개했다.
남한은 300여명이 눈앞에서 물에 빠져 숨져가는 장면을 눈앞에서 바라보며 단 1명의 어린 생명도 구해내지 못했다. 북한은 사전 입주한 90여가구의 주민들이 단꿈에 젖어 입주했다가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쪽은 당국의 묵인과 퇴직 후 재취업 등 비리사슬 구조에서 안전검사까지 내맡기고 관리감독 같은 규제는 무작정 풀어줘온 결과다.

북한의 붕괴 사고는 부실시공과 관리감독의 느슨함이 불러왔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지난 13일 평양시 평천구역의 건설장에서는 주민들이 쓰고 살게 될 살림집시공을 되는대로 하고 그에 대한 감독통제를 바로하지 않은 일군들의 무책임한 처사로 엄중한 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났다"고 사고원인을 전했다.

그러나 국가적 재난발생 앞에서 남한과 북한은 재난시스템 및 책임인정 등 수습과정을 보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책본부 구성과 당국자들의 책임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사고가 발생한 즉시 국가적인 비상대책기구가 발동돼 생존자들을 구출하고 부상자 치료와 사고현장을 정리하기 위한 긴장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안전행정부는 사고 발생 즉시 대책본부를 구성하지 않았고 책임자인 안전행정부 장관은 경찰학교에서 기념사진 촬영 등 비상상황에서 평소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한참 뒤에 안전행정부를 중심으로 꾸려진 사고대책본부는 제역할을 못한 채 우왕좌왕하기 바빴다.
당국에서는 학부모에게 '전원구조'라는 소식을 전하는가 하면 탑승자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 번복했다. 
사고 수역에 출동했던 해경은 배 밖으로 나와있는 선원들만 구조한 채 안에 있는 승객들을 구조하기위해 배안으로 아무도 들어가지 않
았다.

고위당국자들의 책임지는 자세도 비교된다.
해경은 책임 회피에 급급해했다. 구조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은폐하고 사고접수 당시 녹취록 편집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고 자신들만 빠져나와 조사를 받고있던 선원을 재워주기까지 했다.
해경은 비난을 피하기 위해 불리한 내용은 감추는데 급급해했다.

북한은 고위당국자들이 책임일꾼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들은 사고 수습후 중징계가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구조전투가 결속된 사고현장에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선우형철 조선인민내무군 장령(장성), 차희림 평양시인민위원회 위원장, 리영식 평천구역당위원회 책임비서 등 관계부문 책임일군들이 피해 자유가족들과 평천구역주민들을 비롯한 수도시민들을 만나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이번 사고의 책임은 노동당의 인민사랑의 정치를 잘 받들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고 하면서 "인민의 생명재산에 위험을 줄수 있는 요소를 제때에 찾아내고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여 상상도 할수 없는 사고를 발생시킨 데 대해 반성한다"고 말했다.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또 "인민들앞에 지은 이 죄는 무엇으로써도 보상할수 없으며, 용서받을수 없다고 하면서 그는 유가족들과 평양시민들에게 거듭 심심히 사과했다고 했다.

선우형철 인민내무군 장령(장성)은 "사고의 장본인은 건설을 담당한 자기자신이라고 하면서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과 위로를 표하고 이번 사고로 큰 충격을 받은 평양시민들에게도 머리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선우형철 인민내무군 장령이 사과한 점으로 미뤄 이번 사고는 인민내무군 소속 건설자들이 공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당에서는 건축물의 질을 높일데 대하여 그처럼 강조하고 있는데 인민에 대한 복무관점이 바로서있지 않은데로부터 공사를 날림식으로 하여 오늘과 같은 엄중한 사고를 빚어냈다"고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차희림 평양시인민위원회 위원장은 "당에서는 우리 일군들이 인민의 참된 복무자,충복이 되라고 늘 강조하고있는데 자신이 수도시민들의 생활을 책임진 호주로서 살림집건설에 대한 장악통제를 바로하지 못하여 이번에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차 위원장은 "지금 온 평양시민들이 유가족,피해자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있으며, 피해자가족들의 생활을 안착시키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한 당과 국가의 강력한 긴급조치들이 취해지고있다"고 밝혔다.

리영식 평천구역당위원회 책임비서는 "사고현장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목격하면서 가슴이 통채로 무너져내리는것만 같았다"며 "인민들의 귀중한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으로 하여 머리를 들수 없다"고 말했다.

18일 공개된 해경 구조단정과 목포해경과의 첫 통신 내용을 보면 선체진입 지시를 받고도 들어가길 거부하며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해경은 구조작업 숫자도 부풀려 발표했다가 거짓으로 드러나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북한이 정확한 피해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고위 당국자들은 자신들의 죄라고 인식한 반면 남한측 구조당국자들은 눈 앞에서 배와 승객들의 참몰을 지켜보며항공구조만을 강조했고 정부 관료의 책임지는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운 분위였다는 점에서 확연히 대비된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주고 국민신뢰를 얻으려면 한달 늦게 터진 북한의 재난사고에 대처하는 당국자들의 자세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해경은 초기 구조작업에서 나타난 소극적 구조작업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던 아까운 시간을 허송세월하고  자신의 안전부터 챙기는데서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공복의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이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북한이 재난사고를 외부에 공개하면서까지 있어서는 안될 사고가 일어났다며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죄인'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는 자세와 비교해 체제를 떠나 공복들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