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중징계 확정 직전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김 행장이 거액의 성과급을 챙긴 것은 염치가 없다는 비난이 일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17일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식연동 성과급(stock grant)을 일괄 지급했다.

김 행장을 비롯한 하나은행 임원 약 50명은 50억원을 2011년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현금으로 챙겼다.

장승철 사장 등 하나대투증권 임원 14명은 15억원을, 정해붕 사장 등 하나SK카드 임원 8명은 9억원을 주머니에 넣었다.

문제는 김 행장에 대한 이번 성과급 지급 결정이 바로 전날인 16일 저녁 급박하게 결정됐다는 점이다.
은행측은 김 행장의 성과급 금액은 7800만원이었다.

하나은행 내규는 징계를 받은 임원에 성과급을 줄 수 없다고 돼 있지만, 김 행장은 당시 중징계가 확정 통보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란 해석이다.

금감원은 김 행장이 성과급을 받은 17일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징계는 김 행장이 징계 결과를 통보받은 지난달 말 확정됐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지난해는 4월 말에 주식연동 성과급을 줬는데, 올해는 시기를 앞당긴 것은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염치없는 짓"이라며 "경영진의 사고방식이 주주와 직원들과는 천지차이로 하루속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17일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로 징계를 사전 통보받아 자숙해야 할 처지인 김 행장 등 경영진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챙기는데 급급했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정해진 법규에 따라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은 상태에서 성과급을 받았다면 도덕성 뿐 아니라 여러가지 은행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은행을 개인 사금고 정도로 보는 것 아닌 지 의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