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핵심인사인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운영하는 경기도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노동착취를 한 사실이 폭로돼 곤경에 처했다. 당 3역중 하나인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고있다는 점에서 당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은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전통예술 공연단 및 조각가 노예노동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박물관의 노동 착취 실태를 고발했다.

아프리카예술박물관(관장 박상순)은 아프리카 무용수 등 예술가들에게 2년이 넘게 법정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나 '아프리카박물관 노예 노동'이란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 박물관은 홍문종 사무총장이 설립해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주노동조합에 따르면 해당 박물관은 2012년부터 아프리카 예술가들과 근로계약을 통해 짐바브웨 조각가 4명에게는 월 650달러(한화 약 65만 원)를, 부르키나파소 무용수와 악기연주자 8명에게는 월 600달러(한화 60만 원)를 지급해왔다.

더구나 월 급여에 아프리카 예술가들이 한국으로 올 때 타고 온 비행기 티켓 값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실제 수령액은 10여만 원이 공제된 월 5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또 기숙사의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2년 넘게 1인당 1일 식비를 4,000원으로 제한해 하루 3끼 식사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계약이 만료되면서 부르키나파소 예술가들이 새 계약서를 요구하자 박물관 쪽이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알려졌다.

반면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박상순 관장은 "이주 노동자들에게 법정 최저임금에 절반도 되지 않은 임금을 지급했다는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이 제기한 노동착취 논란과 관련 "현재 지급되고 있는 1인당 월 급여는 110만 원(시간외 공연 수당 2만 원 별도 지급)이다. 따라서 민주노총 등의 '노예노동' 운운은 다분히 과장된 주장"이라고 항변했다.

박 관장은 기숙사 문제에 대해서는  "숙소는 박물관 인수 부지 내 불법건축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해당 지차제의 지시를 받아 2013년 대규모 철거 공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일부 오래된 구옥을 구입해 환경이 열악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월 급여를 지급하면 다음날 1명씩 잠적하는 일이 발생해 고육책으로 여권을 일괄 보관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물관측은 "과도한 노동량을 주장하고 있지만 일 3회로 1회 공연시간은 40분에 불과하다. 그나마 우천 시에는 공연이 이뤄지지 않아 통상 1일 8시간 근무하는 일반적인 상례에 비춰 이들의 노동량은 결코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홍문종 사무총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홍 사무총장은 11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홍 사무총장은 지역문화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아프리카 예술박물관을 인수해 지금까지 지원해왔다며 공인노무사의 자문을 거쳐 임금을 결정해 민주노총의 주장과는 사실과 다른점이 많다며 실태조사를 거쳐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가지로 사실과 다르지만, 자체 조사와 법률 자문을 거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에, 자세한 내용은 추후 결론이 도출되는 대로 이른 시일 내 입장을 밝히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해 왔는지에 대한 부분은 고용 당시 박물관으로부터 '분명히 공인노무사에게 자문했고 임금을 결정하고 지급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러한 계약 내용이 민주노총과 당사자들의 주장처럼 불법인지 여부에 대해 현재 법률 검토를 받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혹여 불법이 드러나면 담당자를 엄중히 문책할 것이며, 피해를 받은 분이 있다면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불법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받는 중이고 이를 통해 혹여라도 불법이 드러날 경우 담당자의 엄중 문책과 피해를 받은 분이 있다면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착취 폭로에 민주당 등 야당은 홍 사무총장을 겨냥해 공세를 폈다.

민주당 허영일 부대변인은 "박물관이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노동을 착취한 것은 대한민국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국제적 망신이다"라며 "홍문종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이사장은 아프리카 예술가들에게 사과하고 착취한 임금을 즉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홍 사무총장을 비난과 함께 "사태의 책임을 물어 박물관장의 사표를 수리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