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전면파업 일보직전까지 같던 노사관계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파업위기를 극복했다.

반면 민영화를 둘러싼 철도노조 파업은 사측의 즉각적인 대량징계와 고소고발에 이어 청와대와 정부의 불법파업 규정과 공권력 투입 등 강경대처로 사태완화는 커녕 노사대치를 넘어 노정간 정면대결로 비화됐다.  

서울지하철은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지하철노조와 메트로노조 등 양대노조가 18일(수) 오전 9시부터 예정한 지하철 1~4호선 파업계획을 철회하면서 정상 운행된다.  

서울지하철 노사는 17일 밤 10시부터 막판 협상을 시작해 1시간 20분 정도 지난 11시 20분께 협상 타결에 합의했다고 서울시가 17일 밝혔다. 정부의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현재 복수노조로 갈라져 설립된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는 공동으로 퇴직금 삭감에 따른 보상과 정년 60세 회복을 요구해왔다.

노사는 협상에서 감사원에서도 지적했던 퇴직금 누진제는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정년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1955∼1957년생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연장한다.
1955년생은 1년, 1956년생은 1년 6개월, 1957년생은 2년씩 정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또 올해 임금은 지난해 총 인건비 대비 2.8%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 7월 25일부터 4개월간 17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해왔지만 '정년 연장'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놓고 노사간 첨예한 입장 차이로 교섭이 결렬돼왔다.

노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재까지 갔지만 교섭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노조는 18일 오전부터 1~4호선 파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18일부터 전체 조합원 8,000여명 중 필수 인력을 제외한 5,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파업을 예정했지만 이날 협상타결로 업무에 복귀한다.

그러나 지하철 3호선 대화∼삼송 구간은 공동운영자인 코레일이 지난 16일부터 운행을 20% 감축한 상태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운영 구간의 운행을 늘려 지하철 3호선 전체 구간의 운행횟수는 3% 정도 줄어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코레일과 공동운영 구간인 지하철 1·3·4호선의 추가 감축운행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지하철노조와 달리 코레일 사태는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레일노조는 최장기파업 기록을 경신하며 장기파업 국면으로 접어들고 노사, 노정관계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특히 노사 관계를 넘어 노정관계가 정면대결로 치닫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이 노사협상에서는 해결되기 어려운 수서KTX 별도법인 설립과 면허발급 등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결국은 정부와 대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연혜 사장은 노사협상에서 재량권을 발휘할 수 없는 게 현실이고 코레일 개혁을 위한 정부정책 집행의 임무를 띠고 있어 정부 정책기조와 함께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언급은 노사협상의 여지를 더욱 좁게하며 코레일의 대응을 더욱 강경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월)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에서 민영화를 안한다고 발표했는데도 민영화하지 말라고 파업하는 것은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 않고 국경제에 피해를 주는 전혀 명분없는 일"이라며 "철도노조에서 국가경제 동맥을 볼모로 불법 파업을 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은 곧바로 검경공안대책회의를 열고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로 했다. 17일(화)에는 철도노조 사무실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과 체포조를 투입했다.

철도노조는 정부와 사측에 대응에 이날 기자회견을 노조탄압이라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혀 코레일 사태는 노정간 벼랑끝 대치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