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들이 회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총동원된 국민은행의 대 고객 금융범죄와 관련 직접 행동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는 금융소비자의 성난 목소리가 사장단의 사과 몇마디로 끝날 것 같지 않다.

관치금융으로 유착돼온 금융당국의 겉핥기식 검사가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원장 조남희)을 중심으로 국민검사청구 준비에 착수했다.

특히 범죄소굴이 되도록 방치하며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국민은행 전현직 회장과 은행장에 대해서도 검찰에 조만간 고발키로 했다.
 
감독당국이 낙하산인사로 회장과 은행장을 마음대로 주무르다보니 이들이 윗선 눈치와 기분맞추기에 급급해 정작 주인인 고객은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판단에서다.

고객의 주머니에서 나온 예금과 이자에서 나온 돈으로 고임금도 모자라 부패온상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된 국민은행에 대해 직접 소비자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수백만명의 국민은행 고객이 불안을 느끼고 실제 피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커 국민검사를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검사청구는 금융회사의 위법 또는 부당한 업무처리로 금융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될 경우 이해당사자 200명 이상이 검사를 청구해 스스소 권리를 구제하는 제도다.

금소원은 국민은행의 각종 비리로 피해를 본 고객들의 신청을 받아 올해 안으로 금융감독원에 국민검사청구를 하기로 했다.

조 원장은 "동양사태가 오너 전횡에 따른 불완전판매에서 비롯된 소비자피해였다면 국민은행 사태는 경영진부터 직원까지 동원된 총체적 부실로 제2의 동양사태"라고 비판했다.

금소원은 국민검사 청구에 머물지 않고 전.현직 최고경영진의 퇴출과 고발도 추진키로 하고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금소원은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고발을 위해 관련법 검토에 들어갔고 현 임영록 국민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퇴진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금감원 측은 "국민은행이 영업에 차질을 빚은 적은 없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봤다는 국민은행 고객을 2백명 이상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지난 27일부터 검찰도 국민은행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국민검사청구를 신청하면 접수는 하지만 수용될지는 불투명하다"며 금융소비자운동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월가의 오큐파이 운동이 국내에도 들어왔지만 잠시 시들해지는 사이 터져나오는 부패를 막기 위해서는 상시적인 금융소비자운동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