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일간지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주요 경제신문 등에 삼성의 주요기사가 누락되는 보기드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그룹 무노조 전략문건(14일),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증인신청, 삼성관련 기사는 톱뉴스감으로 다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삼성의 주요기사가 이틀연속 누락되고 있다.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이 불편할까봐서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심상정 의원(정의당)이 삼성 이건희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과 민주당 간사에게 요청한 가운데 삼성의 무노조 전략문건 공개에 대해 국내 언론들의 침묵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언론들은 정부의 대기업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글로벌 스텐더드'를 거론하며 규제철폐를 강조해왔고 기업의 노사분규에 대해서는 해외기업의 자료를 제공해주는 회사측 입장에서 경쟁력 약화를 거론하며 고질적인 노사갈등으로 다뤄왔다.

특히 삼성 관련 소식은 이건희 회장과 관련된 작은 동정, 가족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중계하듯 놓치지 않고 전달해왔다.

기업인들의 국회 증인신청에 대해서는 기업감사를 하느냐며 증인신청 이유는 제쳐두고 기업인들을 변호하는 듯한 논조의 기사들을 쏟아내는 친절(?)도 베풀었다.

14일과 15일 이틀연속 이건희 회장과 관련된 소식이 3개나 나왔다. 손석희 JTBC 사장이 직접 앵커로 진행하는 '뉴스9'에서 심상정 의원(정의당)이 삼성의 무노조 대처 전략의 문건을 특종보도했다.

심 의원은 15일에는 이건희 회장을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을 요청했다.

이틀 연속 비중있는 뉴스가 이어졌다. 삼성 관련 소식은 언론에서는 특종으로 다루지는 뉴스가치가 다르게 취급된다.

하지만 14일과 15일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전략' 이행이 사실로 드러난 것과 '이건희 회장 국회 증인' 신청 소식과 관련된 기사는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언론에서 종적을 감췄다.

무노조 문건과 관련해 조선과 중앙, 동아 등 3대 메이저 언론에서는 15일자 신문 지면에서 삼성의 무노조 전략 관련 기사가 한줄도 실리지 않았다.

특히 중앙일보는 자회사의 특종보도까지 외면했다. 종편채널이 경쟁이 심화되면서 JTBC의 시청률 경쟁과 프로그램 소개까지 다뤘던 것과 정반대다. 동아일보도 지면과 인터넷판 모두 관련기사를 다루지 않았다.  

경제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도 이를 다루지 않았다.

삼성의 무노조 전략, 노조 와해 및 감시 등 헌법정신까지 무시한 무노조 전략 문건을 다룬 기사는 50여개에 불과했다.

일간지에선 한겨레(2면), 경향신문(1면,12면)이 비중있게 다뤘고 한국일보와 국민일보는 인터넷판에서만 다룬 채 지면에서는 누락했다.

방송사의 경우에는 SBS와 KBS가 관련 소식을 각각 1~2건 정도 보도했다. 종합편성채널은 JTBC를 제외한 TV조선, 채널A, MBN이 한결같이 해당 소식을 일체 다루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 증인신청 관련 소식 역시 대부분 언론이 눈을 감았다. 조선 중앙 동아 등은 인터넷판에서도 다루지 않는 등 주요 일간지들이 취급하지 않았다. 경제지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데일리와 머니투데이만이 '이건희 회장의 국회 증인 신청' 관련기사를 다뤘을 뿐이다.

1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포털사이트 '다음' 뉴스검색코너에서 삼성 무노조 전략과 이 회장 증인신청과 관련 이건희를 검색입력한 결과 '이건희 회장 증인신청' 기사는 총 20개에 불과했다.

불과 한주전 삼성전자 3분기 영업실적 발표관련 기사는 한 건을 가지고 언론사마다 이틀연속 서너개씩 만들어내던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포털사이트 뉴스코너에는 실적관련 기사가 수백개씩 쏟아졌다.

언론계에서는 삼성이 국내 최대광고주라는 점이 기사누락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해마다 수조원씩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

언론관련 시민단체인 언론소비자주권운동본부이 한 관계자는 "삼성과 틀어져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게 언론계 안팎의 시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