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14일(월) 20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다.

이번 국정감사는 지난해보다 73곳이 늘어나 역대 최대규모인 총 630곳을 실시한다. 또 증인으로 불려나오는 기업인들도 196명으로 2년전에 비해 2.5배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20일이란 짧은 기간에 피감기관을 제대로 감사하기가 쉽지 않고 경영자총협회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기업활동을 어렵게 한다며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고 불출석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어서 부실국감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언론은 기업감사, 경제활동 침체 등을 내세우며 공공연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실천 약속위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관련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기업인 출석 반대 목소리를 비판하며 부실국감 가능성을 우려했다.

심 의원은 "1년 내내 돌아가는 정부의 모든 조직을 단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모두 감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정부 조직을 감사하는 ‘상시국감’ 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특히 "국정감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근본적인 취지가 정부여당에 의해 크게 훼손되고 흔들리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는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크게 후퇴시키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배신과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고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기회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그러나 정부여당은 국정감사 제도가 안고 있는 제도적 한계를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 국감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가 막상 정부출범 이후에는 지난 정부와 조금도 다를 바 없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며 재벌대기업들만을 위한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최근 화평법을 악마에 비유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벌대기업들의 방임을 일방적으로 편든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심 의원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재벌 편들기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재벌총수들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보수언론들도 ‘기업감사’니 뭐니 하며 재벌대기업이 마치 불가침의 신성한 영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들에 대한 증인출석 요구를 연일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항상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에게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의 기준처럼 이야기하는 미국에서도 거대기업의 CEO가 의회에 출석해 국민을 대신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일이 얼마든지 이뤄진다. 지난 2010년에는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자동차의 회장이 자동차 가속페달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사태로 소환돼 8시간 동안 미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국정감사와 비슷한 격인 미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되는 기업과 개인은 이처럼 국경마저 초월한다. 얼마 전에는 미국 최대의 IT 기업 중 하나인 애플 사의 CEO가 역외탈세 혐의로 미 상원 청문회에 불려나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미국 최대의 세금회피 기업”이라며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기준대로라면, 우리나라도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조세도피 명단에 포함된 재벌대기업 총수들 수십 수백 명 전부가 모두 국회에 소환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유독 재벌대기업 총수일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마치 신성한 영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금기시하는 경향이 짙다. 문제는, 특히나 새누리당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려 한다는데 있다. 그러다보니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감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