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3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등을 위한 정기국회 회기결정 안건에 대해 ‘기권’한 것을 놓고 이석기 의원 감싸기로 연결지어 기권한 진짜 생각이 무엇이냐고 몰아세웠다.

일부 발언은 동료 국회의원의 자유의사 마저 지배하려는 듯한 사상 검증 가까운 주장까지 나왔다. 의정활동에 필수적인 헌법상 양심의 자유가 보장돼야 할 국회에서 동료의원의 뇌 속에 들어있는 생각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어서 21세기에 한국판 매카시즘을 일으키려는 것이란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문 의원이 기권한 상황은 이렇다. 2일 본회의에서 12월10일까지 100일 동안 정기국회를 열자는 내용의 '국회 정기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졌다.

정기국회 회기는 헌법에 1년 1회 집회하며 100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한 규정에 따르고 회기결정을 위한 표결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은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이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에 반대하는 토론에 나서면서 표결이 이뤄졌다. 본회의 일정확정을 위한 절차이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중간단계였던 것이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의원은 기권을 했다. 문 의원은 바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도 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문 의원은)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 어떻게 얼굴을 들고 국민에게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민주당은 종북좌파, 통진당, 국회의원 이석기의 탄생에 있어 숙주역할을 했고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파괴까지 외치면서 선거를 치렀다"며 "이 의원을 특사로 풀어주고 국회의원을 만든 사람이 문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2002년 당시 민혁당 사건으로 형을 선고받고 그 이듬해 가석방 된 이 의원에 대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 의원의 입장을 물었다.

권 의원은 "법무부 지침에 의하면 통상 형기의 80%를 복역해야 가석방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의원의 경우 2년(24개월)을 살아야 한다. 그런데 1년 3개월만 복역한 이 의원의 경우 이례적으로 가석방됐다"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 의원은 이 의원을 왜 특별 가석방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영철 의원(행정안전위 간사)도 "회기결정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의원이 나와 체포동의안 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회기 결정에 대한 반대 토론을 했다. 문 의원은 어떤 뜻을 가지고 기권을 행사했는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며 "적어도 이 나라의 대통령을 꿈꾼 사람이라면 무엇을 논의하는지 누구보다 관심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회기결정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의원이 나와 체포동의안 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회기 결정에 대한 반대 토론을 했다

황 의원은 이어 "기권표를 행사한 것은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본인의 심중이 나타났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또 이정희 통진당 대표가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세금으로 프락치 활동을 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국민의 안위를 위한 국가기관의 정당한 행위를 프락치 행위라고 하는 것은 1%도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의 세비로 국가전복을 꾀하는 통진당은 국민의 세금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은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반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의원(제6 정책조정위원장)도 "이석기라는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 자격이 있는지, 국민 자격이 없는데 국회의원 자격을 운운 할 수 있는지”라며 “녹취록 말만으로도 행위들이 밝혀지고 있다. 스스로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어제(2일) 본회의가 열린 자체가 사실은 안건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을 보고를 하려면 안건이 있어야 본회의를 열기 때문에 어제 정기국회 법정기일을 가지고 회기결정의 건으로 안건을 상정해서 본회의가 열렸다. 사실은 체포동의안 보고를 위한 본회의였다. 근데 체포동의안 보고를 위한 본회의였는데 그것에 대해 기권했다면 본인께서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감형해주고, 사면해주고, 복권해주면서 이석기를 국회에 들어오게 한 장본인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논란이 되자 3일 "정기국회 회기결정을 위한 표결투표는 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잘 몰랐다고 했다. 당지도부 결정대로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