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발 내란음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4,5일 경 통과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법원이 30일 발송한 체포동의서를 재가해 법무부를 통해 2일 오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정부에서 체포동의서(안)가 이송되면 국회의장이 이송 이후 첫 본회의에 안건보고한 뒤 24시간 경과 후 72시간내 표결을 통해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되고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

이에따라 2일 본회의에 안건이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처리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3일 이후 4일이나 5일 중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회식 직후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여야는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체포동의안 처리에 동의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원 개혁과 체포동의안 처리를 별개로 하겠다는 지도부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

민주당 이언주 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본회의를 소집해 이 의원 체포동의안과 관련된 보고를 받기로 결의했다"며 "언론에 보도된 이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엄격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신중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도부가 책임있게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김한길 대표는 앞서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오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다, 민주당은 국민 상식에 입각해 당 방침을 정할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처리방침을 밝혔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 않겠다. 그 상대가 국정원이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이든 민주당은 두려움 없이 맞서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켜낼 것이다.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정당으로서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국정원발 공안사건의 진위가 무엇이든 사건은 사건이고 개혁은 개혁이다. 헌법정신을 지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고 이를 부정하는 세력을 민주당은 용납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수사주체와 발표시점에 관한 의혹도 상당히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혹여라도 이번 사건을 민주주의 수호와 국정원 개혁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공안사건은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고 국정원 개혁요구에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응답해야 한다"며 국정원 개혁 물타기를 경계했다.

신경민 최고위원도 "현재 상황을 보면 국정원이나 이석기 의원 측 모두 극단적인 시대착오적 사고를 기초로 하고 있다. 50~60년대나 70~80년대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도 "국정원은 청와대의 의중이 직접 반영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심을 받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 역시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전체적으로 의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매우 우려하고 있고 시대착오적인 인식이 낳은 비극적 사건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며 "이 문제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방향대로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범계 의원은 지도부의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박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고뇌에 찬 결정을 해야 된다고 본다"며 "이것은 이미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났기 때문에 지도부가 결정하면 저는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사건 수사가 갖고 있는 적어도 법의 정신을 위배한 측면이 있고 적법절차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은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헌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제출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6대 국회까지의 구속동의안 포함)은 총 52건으로, 이 중 11건이 통과됐다.

가장 최근에 가결된 체포동의안은 지난해 9월6일 통과된 무소속 현영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