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사가 지난 4일 노사공동협약식을 갖고 상호 협력을 다짐하면서 국민은행 사태가 해결됐다.

그러나 이번 노사협약식도 예년처럼 어느쪽도 승리하지 못한 양보, 타협으로 끝이 났다.

노동조합의 출근저지로 10일 넘게은행문턱을 밟지 못했던 이건호 국민은행장, 어윤대ㅡ 민병덕호가 어질러 놓은 쓰레기같은 잔재들을 걷어내고 새물을 담아 급변하는 국제 금융환경에 살아남을수 있게 해야할 사명을 띠고 나타났지만 노조의 출근저지에 막혀 결국 손을 들었다.

KB국민은행 노조도 투쟁에 돌입하며 낙하산, 관치금융인사라고 규정하고 결코 국민은행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하겠다고 선언한뒤 삭발, 단식까지 감행하면서 결의에 투쟁의지를 다졌다. 그 어떤 장애물도 도려낼 듯이 뽑아들었던 칼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결론은 낙하산 관치금융 인사와 악수를 하고 잘해보자는 것으로 끝났다.

KB국민은행 이건호 은행장과 박병권 노조위원장은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성모병원 세미나실에서 경영진 및 노동조합 상임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노사공동 협약식을 가졌다.

양측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도은행으로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심도 깊게 논의한 끝에 노사공동 협약서를 채택했다고 은행측은 밝혔다.

이번 공동 협약식은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은행업 전반에 직면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직원들의 고용안정 및 복지향상을 위해서 노사가 경영상 대립관계가 아닌 회사발전을 위한 상생과 존중의 新노사문화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가 신임 행장의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던 것은 관치,낙하산 인사저지라는 거창함은 종적없이 사라지고 고용안정, 복지증진으로 귀결됐다.

노사공동협약을 보면 노조는 은행장은 독자적 책임경영과 직원 근로조건 향상 적극 실천하도록 했다.

또 은행은 고용안정 보장과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담고 있다.

이 행장은 사실상 노조에 손을 들면서 구조조정과 지점통폐합등 잉여인력이나 비효율 제거 등의 추진동력을 잃게됐다.

노조는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저지를 전면에 걸었지만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채 고용과 복지라는 조합주의에 머물렀다.

이번에 노사합의로 나온 내용은 노조라면 당연히 조합원의 복리와 임금 고용 등 해야할 평소 업무에 불과하다.

이런 평소업무내용을 얻기위해 요란스럽게 거창한 구호를 내걸었던 것이다.

은행민영화 이후 노조는 정권교체기마다 항상 은행장이 교체됐고 이때마다 낙하산 반대를 외쳐왔다.

연례행사처럼 한번 하는 식으로 출근저지투쟁에서 거창한 낙하산,관치금융인사 사퇴라는 구호를 차라리 넣지않는 것이 낳을 것이린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당히 타협하고 고용안정을 얻어내는 것으로 끝났다.

관치인사, 낙하산인사의 피해는 금융소비자이다. 은행을 지탱해주는 이들을 위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

고객모르게 대출을 받아 가로채 피해를 일으카는 은행원 금융범죄에 대한 얘기도 한마디 없다.

이번 공동선언문에서 금융소비자 권익을 지키자는 문구는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한글자도 없다.

대표적인 고연봉직종인 은행원이 자신들의 복지에만 신경쓰면서 탐욕적 자본주의로 월가를 들끓게했던 금융산업의 폐해를 개선하는데 나서는 모습이 빠져있어 국민은행 노조의 투쟁은 세간의 관삼을 끌지 못한채 은행장 길들이기로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