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급발진 사고 직후 리콜한 소비자(차량 소유주)들에게 1조8,000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차주들이 급발진 사고로 리콜을 하게돼 중고차 값이 떨어졌다며 피해를 주장하자 도요타가 작년 12월 제시한 합의금을 법원이 최종 승인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산티아나 연방지방법원은 19일(현지시각) 차주들이 도요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도요타는 16억8,000만달러(한화 1조8,300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합의금 규모는 미국내 자동차 결함과 관련해 역대 최대규모다.

이번에 손해배상을 받게되는 차주는 2,200만명에 육박한다.
도요타는 지난해 연말 피해자들에게 스스로 먼저 보상규모를 제시했다. 이번 판결은 양측의 합의가 성사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에서 발생한 자동차급발진 사고에 대해 국내 제조업체인 현대, 기아자동차 등의 급발진 사고 불인정 태도에 대한 비난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70%를 장악해 급발진사고 시비도 가장 많다. 하지만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소비자를 위한 정부의 태도는 한국과 미국이 판이하게 다르다. 한국은 제조업체에 대해 한없이 관대하지만 미국은 단호하다.

국토부는 지난해 민.관합동조사반을 가동해 자동차 급발전 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3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결론은 국민을 위하기 보다는 업체를 감싸는 면죄부를 주는 조사결과만 내놓았다. 소비자들의 재판과정에도 불리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무슨 이유인지) 밝혀내지 못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소비자에게 급발진 사고가 원인이라는 점을 규명하게 하기보다는 제조업체가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밝히도록 의무를 지우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결함신고센터(www.car.go.kr)에 접수된 급발진 관련 사고는 136건으로 총 등록대수 180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14만대에 1대 꼴이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정부가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다. 도요타 등 해외 유명자동차제조업체는 잘못을 적극 인정하고 소비자를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하는 반면 현대,기아차 등 국내업체들은 발뺌하기에 급급하다.

또 현대.기아차와 도요타의 차이는 도요타가 결함을 인정하고 소비자 구제에 적극 나서는데 비해 현대.기아차는 외국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적극 인정하면서도 국내에서는 부인하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어 국내소비자를 봉으로 여긴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급발진 사고에 대한 소비자피해 구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제조업체들은 하기 싫어도 군말없이 피해구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연비허위과장으로 미국 소비자의 피해를 입혔다고 소송하자 잽싸게 판매한 해당 차종에 대해 8천억원대의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피해제도도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소비자 위주로 돼있다.
한국은 피해를 본 모든 소비자가 각각 개별적으로 소송을 내야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배상받도록 하고 있다. 집단소송을 하지 않으면 매우 번거로워 사실상 소송을 포기하게 된다.

반면 미국은 한 사람이 소송을 내서 판결을 받으면 같은 종류의 차종을 구입한 소비자는 따로 소송을 하지 않아도 판매한 양만큼 똑같이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는 구매의 자유가 있지만 제조사는 판매 이후 모든 결함이나 피해에 대해 책임지도록된 소비문화가 정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