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1위기업인 셀트리온의 최대주주 서정진 회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해외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거의 매일 계속되는 공매도와 악성 루머, 정부의 관리 소홀 탓에 지쳤다는 게 이유다.

서 회장은 16일 여의도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5월 말~6월 초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셀트리온이 만든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허가가 나면 자신이 보유한 셀트리온 지분과 계열사 보유지분을 모두 다국적제약사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이 4조3,525억원으로 코스닥 1위기업이며 바이오시밀러(인체단백질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발업체로 최대주주인 그의 지분보유액은 셀트리온홀딩스(97.28%), 셀트리온지에스씨(68.42%) 등 지주회사와 계열사 주식을 보유중이며 시장가치로는 1조 7,000억원(부채 4000억원) 규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5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연합(EU) 승인 끝나고 나면 본인이 가진 셀트리온 및 계열사의 주식을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회사의 주인이 개인에서 다국적 제약사로 바뀌는 것"이라며 "모든 경영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공매도, 루머 싸움 지쳤다? = 그의 기자회견 중 상당부분은 공매도에 할애됐다. 당국을 향한 비판도 가했다. 그는 "지난 2년간 432거래일 중 412일 동안 공매도가 진행됐고 수차례 금융 당국에 조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95.4%에 달하는 거의 매일을 공매도가 등장했다고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연구개발에 쓸 수천억원을 공매도 방어에 쓸 수 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당국을 향한 비판도 했다.
그는 "코스닥은 20거래일 이상 3% 정도의 공매도가 지속되면 공매도를 금지시킬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1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 비중이 3% 이상인 날이 189일로 비중으로는 43.8%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정상적 공매도 공격이 계속됐는데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전망과 실적의 불투명성에 대한 해명도 없이 공매도 제도에만 화살을 돌린 것은 책임회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는 합법적인 거래행위"라며 "주식거래로 수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라면 모를까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오너 대주주가 공매도로 인해 손해나 피해를 볼 일은 없는데 왜 공매도 탓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들도 "매출로 잡힌 것이 실제로는 계열사 재고로 쌓여있어 회계를 못 믿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