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대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탄생일)을 맞아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날 새벽 0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인민군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비서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 참석 이후 14일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아침부터 김 주석 관련 영화를 방송하는 등 생일행사 분위기를 띄웠다. 또, 북한 전역에서는 이미 며칠 전부터 기념우표 발행, 예술축전과 미술전시회, 국제마라톤경기대회 등 각종 경축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 관심을 끌었던 대규모 열병식(군사퍼레이드)과 신형 미사일 공개는 하지 않는 등 지난해보다 축소된 채 진행됐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100주년)와 달리 꺾어지는 해(연도나 나이가 0이나 5로 끝나는 해)가 아닌 것을 감안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북한은 열병식과 함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도 직접 20여분간 연설을 했다.

위협수준을 계속 높여온 것과 달리 이날은 대남 대미 성명 등은 내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도 이날 하지 않으면서 미사일 정국은 다소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인민군 창건일은 25일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북한이 태양절을 기점으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 위협이 줄어들었다고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또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구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한국과의 대화나 협상을 배제한 채 미국과 직접 만나 '김정은 체제' 안정화를 꾀하고 대북 원조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라는 시각이다.

북한은 1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공격했지만, 미국에 대해선 비난하지 않았다. 

현재 북한은 미국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대중·대미 외교 채널을 가동하는데 외교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대화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한반도 긴장을 지속시킬 필요성을 북한으로서는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움직임이 우리 정부 속내를 파악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두 달 전인 2월 15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뜻하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까지 언급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