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훔지다 붙잡힌 도둑이 유전자 DNA 분석을 이용한 과학수사로 10년 넘은 미제사건인 서부지역 발바리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19일 서울 은평구의 다세대주택을 돌며 19차례에 걸쳐 4,600만 원 어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박모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가스배관 등을 타고 집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쳐왔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박 씨로부터 채취한 DNA를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박 씨의 DNA가 지난 2003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서울 마포구와 은평구 일대에서 발생한 9건의 성폭행 사건 당시 피해자의 체내에 남아 있던 범인의
DNA와 일치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부경찰서 윤태봉 형사과장은 "신원이 특정 안 된 DNA를 우리가 가지고 있었는데 박씨의 DNA를 국과수에 긴급 감정 의뢰해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박씨는 새벽 시간에 주로 혼자 사는 여성 집에 침입해 이불을 덮어씌워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한 뒤 성폭행을 저질렀고, 증거물도 남기지 않았다.
DNA 검사가 아니었으면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10년 이른바 'DNA 보관법' 시행으로 살인 등 11가지 범죄에 한해 범죄자의 DNA 자료를 채취해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