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10개 마을주민 600여명과 복지시설 원생 수십명이 긴급 대피했다.

9일 밤 늦게 언양읍에서 바람을 탄 불기둥이 솟아오를 때마다 조명탄이 터진 듯 주변이 대낮처럼 밝았다.

산불이 마을을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번지면서 산 인근 마을의 축산 농가들은 애지중지 키우는 소를 대피시키지 못해 애만 태우며 속수무책으로 위험스럽게 바라만 봐야했다. 

이 불로 민가 20여채가 완전히 태우고 축사도 불길에 위태로웠다.

불은 강풍을 타고 경주 인근까지 번졌다. 언양읍 송대리, 직동리, 다개리까지 약 5㎞ 구간이 산불로 뒤덮이면서 이 지역을 지나는 국도 24호선, 국도 35호선 도로에도 연기가 자욱하다. 

소방당국은 피해규모를 예상하기 힘들 정도의 대형 산불이라며 완진까지는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밤 중에 불이 나면서 소방헬기를 띄우지 못해 불길을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불길이 워낙 거세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야간이라 헬기를 동원할 수가 없어 산불진화에 한계가 있다"며 "점점 불길이 약해지고 있지만 날이 밝아야 완전히 진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불면서 산불이 예년보다 훨씬 빈발하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하루 평균 2∼3건이던 산불이 9일 하룻동안 강원도 춘천과 충남 공주 등 전국에서 21건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데다가 어제 전국적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온도 크게 올라 산불이 많이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은 산불 발생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이번 주중으로 현재 '주의' 상태인 산불경보수준을 '경계'로 한 단계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림청은 더불어 산불 방지를 위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추가적인 산불 예방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