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협력업체 직원에게 사내하도급을 시킨 것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주심1부(주심 양창수)은 지난 28일 파견근로자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GM대우차 데이비스 닉라일리(63) 전 사장(현 GM유럽 CEO)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2심이 선고한 벌금 700만원을 확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GM대우 협력업체 사장 6명도 벌금 300만~400만원을 선고했다.

닉 라일리 사장은 협력업체 6개사로부터 843명의 노동자를 파견받아 생산공정에 투입해 일하도록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판결은 완성자동차 업계에 만연된 사내하도급을 도급계약이 아닌 불법파견으로보고 경영진에게 유죄 확정판결을 내린 첫 사례다.

재판부는 "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GM대우의 사업장에 파견돼 GM대우의 지휘, 명령 아래 GM대우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원심(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어 "피고인들은 적어도 사내하도급식으로 행해진 근로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제조업 직접생산 업무에 도급형태로 일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협력업체 등에서 파견받은 근로자를 투입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도급'은 하도급 업체가 직접 소속 근로자의 업무를 지휘, 감독하지만 '파견'은 원도급업체가 지휘, 감독권을 행사한다는 차이가 있다.

GM대우는 지난 2009년 1심에서 GM대우와 협력업체간 일부 종속성이 있긴 하지만 불법파견이 아닌 적법한 도급계약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불법적인 노동자 파견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12년 2월 현대자동차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이 낸 행정소송에서 2년 넘게 근무한 파견근로자 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