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인 내년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세무조사 대상은 공정사회 국정기조에 맞춰 오너의 자금유출 혐의가 있는 중견기업 150곳이 별도로 선정된다.

국세청은 4일 '세무조사 대상 선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0년도 정기세무조사 대상 선정기준'을 확정했다.

국세청은 이에따라 세무조사 대상 기업의 수와 선정 기준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하고 중소기업 및 지방기업에 대한 세정상 우대하기로 했다.

내년에 실시되는 정기 세무조사 대상법인은 모두 3091개로 올해보다 148개 증가한 것이다. 전체 법인수가 늘어남에 따라 세무조사대상기업수도 늘어났다. 전체 법인수 대비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의 비율은 0.75%로 올해와 같다.

눈에 띄는 것은 국세청이 사주의 기업자금 유출 여부 등 기업의 투명성 검증에 초점을 맞춰 사주의 자금유출 의혹이 있는 기업 150여곳을 별도로 선정해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법인의 세 부담은 적으나 기업주 일가족의 생활 및 소비수준 등 자산운용액에 비해 소득원천이 부족한 지 여부를 분석해, 기업 자금 유출 개연성이 많은 관련 법인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회계 조작에 의한 기업자금 유출, 인수합병(M&A) 등 자본 거래와 역외거래 등을 통한 조세회피 혐의가 있는 곳들이 타킷이다. 

국세청은 매출액 5천억 원 이상의 대기업은 정기세무조사를 4년마다 한다는 원칙을 내년에도 적용해 올해 86개에서 110개로 늘려 조사한다.

전반적으로 대기업은 세무검증을 통한 성실신고 체제를 확립하고, 불성실 기업은 조사역량을 강화해 기업과 사주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반면 중소기업과 지방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조사 대상을 대폭 줄이는 등 세정상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매출액 5백억원 미만의 2359개 기업이 내년에 세무조사를 받게되고 개인사업자는 2000건 실시된다.

국세청은 다만 20년(수도권 30년) 이상 사업하면서 성실납세를 해온 중소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는 것이다. 국세청 제갈경배 법인납세국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 기업과 지방 기업의 형평성을 고려해, 세정을 통해 소기업은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세무조사가 실시되는 시기가 빠르면 내년 하반기로,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시기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대폭 강화하는 것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이른바 '공정 사회기조'를 잇는 것으로, 집권 후반기 레임덕 방지를 위한 사전 포석 중 하나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