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자녀 2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3남매가 모두 승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일 53명 규모의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세 자녀가 일제히 승진했다는 점이다.

장녀 조현아(39) 전무와 장남 조원태(37) 전무는 부사장으로, 막내 조현민(30) 상무보는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에따라 대한항공은 조중훈, 조양호 회장에 이어 3세경영 체제를 더욱 굳혔다.  

재게에서는 자녀가 한꺼번에 승진하는 것은 재게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는 반응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이재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나머지 이부진 이서현 자매는 승진하지 않았다. 

조현아 신임 부사장은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부로 입사해 2005년 상무보, 2009년 전무로 승진했다. 부사장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4년이다.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과 객실승무본부장, 호텔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은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한 뒤 2004년 대한항공으로 옮긴 뒤 2006년 상무보, 2009년 전무로 승진했다. 9년만에 부사장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 부사장의 승진속도는 샐러리맨으로 출발한 평직원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이번에 전무A로 승진한 6명의 임원의 경우, 입사가 1979~1987년인 점을 감안하면 26~34년 걸렸다.

조현민 상무는 2007년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입사해 2010년 상무보로 승진했고 3년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대한항공은 매년 연말 인사를 발표하다 올해는 해를 넘겨 연초에 발표함으로써 승진 연한 논란 부담을 조금이나마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너3세의 일괄승진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공약을 내걸었던 야권 후보가 대선에서 낙선하면서 정치적 부담도 덜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대한항공은 오너 가족 3명의 승진 외에도 최준철 전무 등을 전무A로, 함명래 상무 등 4명을 전무로, 김의호 상무보 외 23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또 상무보 15명이 임원으로 새로 선임됐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사의 목적과 기준은 지속적인 미래 성장 동력, 소통을 통한 조직 활성화, 변화 주도형 커뮤니케이션 강조, 부문별 책임경영 성과"며 "비스, 마케팅 부문의 여성 관리자들을 승진 또는 발탁해 고객 서비스 부문의 전문성을 제고했다"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