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위기를 강조하며 올해도 긴장의 끈을 조였다. 재벌총수들은 그러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정책 강조에 따른 눈치보기를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2일 일제히 시무식을 가진 대기업들의 신년사는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적 책무 완수가 주류를 이뤘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아내와 자식을 빼곤 다 바꾸라'던 20년전 위기 경영 선포와 비슷하게 지난 성공은 잊자며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화두로 내세웠다.

현대차 그룹은 위기 극복 대안으로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등 질적 성장을 제시했다. 정몽구 회장은 "미래에 유익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구본무 회장은 "한발 앞선 기술과 남다른 생각으로 고객의 만족을 넘어 감탄을 자아내는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SK는 자율경영을, 롯데와 포스코는 각각 내실 경영과 가치 경영등을 화두로 제시했다.

재계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계가 이처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은 대선후보들이 여야모두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것에 따른 눈치를 살피느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지난해 전경련 회장단과의 만남이 끝난 뒤 간담회장을 떠나면서 정몽구 회장을 겨냥해 "고공 철탑 농성을 하고 있는 곳이 현대자동차 아닌가요?"라고 질문을 던진 뒤 전경련을 떠났다. 이날 박 당선인은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남발에 주의를 줬다.

중소기업 단체 역시 올해는 양적 성장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질적 성장 시대로 전환하겠다며 같은 의지를 나타냈다.